[81호][학내] 정진(正進)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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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에서 경례(敬禮)가 도착했다. 저항의 의미가 담긴 ‘세 손가락 경례’였다. 군부 쿠데타와 평화 시위 그리고 유혈사태. 미얀마가 보내온 세 손가락 경례에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정진(正進)이 연대로 응답했다.



지금 미얀마는


1.jpg ▲ 미얀마 국민들의 세 손가라 경례 ⓒ연합뉴스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이유로 1년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에 대항하여 지난 2월 6일부터 각 도시에서 시민불복종운동(CDM)을 펼쳤다. 그러나 군부는 시위 진압을 구실로 시민 보호법의 효력을 중단하고 유혈진압을 진행하는 등 폭력적인 대응을 보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상황을 ‘미얀마 사태’라 말한다. 즉 미얀마 사태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과 군부의 대립이다. 원고를 고쳐 쓰는 2021년 8월까지도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의 폭력적인 탄압에 맞서고 있다. 이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미얀마 상황의 외부 전달을 통제했고, 사망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미얀마 군과 경찰의 민간인 폭력진압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용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 민주화의 심장인 광주도 움직였다. 광주 시민단체와 5·18단체는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는 연대 조직을 구성하고, 미얀마 군부 정권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정진 역시 미얀마와의 연대에 함께했다.



정진이 보여준 ‘연대’


2021학년도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정진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얀마와의 연대를 보여주었다.

▲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인스타그램 “@duksung_psis”

-카드뉴스

연대를 위한 정진의 첫걸음은 미얀마 사태를 학우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학우들이 미얀마 사태와 민주화 운동을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카드뉴스를 제작해 덕성여대 정외과 공식 인스타그램과 대학생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문구와 미얀마 민주시민의 저항을 지지한다는 서명도 올라왔다.


-미얀마 학생 인터뷰 및 유튜브 업로드

카드뉴스와 함께 인터뷰 영상도 공개되었다. 정진은 미얀마 학생과의 인터뷰 영상을 학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덕성여대정치외교’에 게시했다. 영상에는 인터뷰 당시 미얀마의 상황과 한국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이 담겨있었다.


-플래카드 게시, 스티커 제작 및 무료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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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인스타그램 “@duksung_psis”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플래카드는 교내 민주동산과 영근터 사이에 걸렸다. 미얀마 시위 관련 해시태그가 적힌 스티커는 학생회관 2층에 배치되었다. 플래카드와 스티커 모두 도안 제작부터 배포까지 정진의 손을 거쳐 학우들에게 전해졌다. 그중 스티커는 학우들이 자율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무료 배포되었다.


-해시태그 캠페인

이어 해시태그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정진이 준비한 플래카드/스티커 사진을 찍어 해시태그 #SaveMyanmar #WhatsHappeninginMyanmar와 함께 본인의 이야기를 첨언해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우들을 고려해 위 사진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미얀마 민주화 지지 서명 모집

학우들을 대상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지지 서명도 받았다. 구글폼으로 서명 모집을 진행하며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연대를 독려했다. 또한 정진은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도 연대의 손을 뻗어 서명운동을 함께하며 서명 참여자의 범위를 확장하기도 했다.

문득 물음표가 생긴다. 미얀마 사태와 정진의 연결점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적극적으로 그들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것일까? 근맥은 미얀마 사태와 이러한 연대 활동에 관하여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정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진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정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진(正進)’은 ‘바르게 나아가다’라는 뜻으로, 바르게 나아가는 정치외교학과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정치외교학과 슬로건이 ‘나아가는 정치외교’인데 이를 더 바람직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 ‘바르게’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미얀마 사태를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계기가 무엇인가요?

함께 연대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의 행동으로 사회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연대하여 하나의 단체로서 힘을 가진다면 그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소수가 아니게 됩니다. 사회를 바꾸는 것에 연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미얀마 사태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코로나로 인해 많은 학우들을 학교에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정진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미얀마 사태 알리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미얀마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직접 번역, 편집 후 학과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에 업로드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전달되지 않으니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관심이 생기지 않으니 연대와 확산으로 이어지기 어려웠습니다. 무관심과 참여미비라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번 활동이 정진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에 힘을 더할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미얀마 사태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 있었습니다. 민주화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에게 연대하고 있음을 알리고 함께 목소리를 내면서 진정한 배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정진’이, 왜 ‘우리’가 미얀마 사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진’이 미얀마 사태에 주목하고 분노하며 세상에 알리려 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갖는 관심은 문제해결에 분명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하는 그들이 존재합니다. 국제사회가 움직이려면, 미얀마 민주화를 이루려면 미얀마 국민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가 지켜보고 있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는 분명 필요합니다.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덕성여대는 주체적 인간상을 추구하며 설립자이신 차미리사 선생님은 ‘자생, 자립, 자각’을 강조하셨습니다. 이 배움에 따르는 덕성여대 학우로서 조금 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 부딪히는 용기 있는 덕성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미얀마의 봄을 위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함께 연대하고 나아갑시다.



이번 정진의 활동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단연 ‘연대’였다. 정진은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과 함께하며 더 넓게 연대의 손을 뻗었다. 미얀마와의 연대는 정진이 말하는 ‘바르게 나아감’을 위한 과정 중 하나였다.

어떤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가.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왜 그 학문을 선택했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진의 활동은 ‘나’라는 개인이 외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돌아보게 해 준다. 덕성에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 세계로 향할 학우들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김다란, 「‘오월정신 계승’ 미얀마 지지 광주연대 출범」, 『남도일보』, 2021.03.11

김도균, 「미얀마를 뒤덮은 '세 손가락 경례'…그속에 담긴 의미」, 『경기신문』, 2021.04.16

윤인하, 「미얀마 최악의 유혈사태, 국제사회 도움 절실」, 『프라임경제』, 2021.03.11

정진우, 「文대통령 “미얀마 군·경 폭력진압 강력규탄…즉각 중단돼야”」, 『머니투데이』, 2021.03.06

최민경, 「미얀마 군부, 反쿠데타 독립언론 고소…언론 통제 본격화」, 『머니투데이』, 2021.03.13

황동진, 「미얀마군, 또 민간인 집단학살…“사망자 900명 넘어”」, 『KBS 뉴스』,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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