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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근영 Dec 25. 2016

컬러풀 푸드, 비트와 무 포타주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예쁜 음식


제일 맘에 드는 색깔의 채소를 고르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비트를 꼽는다. 녹색이나 빨강 또는 노랑처럼 흔하지 않은 진한 자줏빛 채소 비트. 지금처럼 외국 식재료를 쉽게 접할 수 없던 1990년대 초반, 나는 유럽에서 처음 보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특히 샐러드 안에 들어있던 강렬한 색깔의 비트는 팜므파탈처럼 유혹적이었다. 초록색 바질 잎이나 특이한 향을 내는 하얀 펜넬이나 심지어 새빨간 파프리카도 비트만큼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 마치 하얀 무에 레드와인을 부어 물을 들인 듯한 비트는 선뜻 입으로 집어넣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진하고 강했다. 무같은 아삭함을 기대했기에 살캉한 식감은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달큰한 뒷맛은 첫사랑의 키스처럼 여운이 길게 남았다. 약간 시면서도 달큰한 맛의 비트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추억 같은 채소다.


크리스마스 또는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보자. 비트와 무를 사용하여 색감도 화려하고 맛도 좋은 걸쭉한 수프. 비트와 무 포타주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재료 :

비트 300g, 무 100g, 양파 1/2개 , 대파 1대 (흰 부분)

버터 또는 올리브유 1큰술, 닭육수 2컵, 물 1컵, 밥 2큰술, 우유 1컵, 생크림 1/2컵, 소금 1작은술


만들기 :

채소를 투명하게 잘 볶아주는 것이 핵심 포인트이다. 무, 비트, 양파는 나박김치 할 때처럼 얇게 썰어놓는다. 팬이 달궈지면 버터 또는 올리브유를 넣고 무, 비트, 양파, 대파를 한꺼번에 볶는다. 무가 투명해질 때까지 충분히 볶는다. 닭육수와 물을 부은 후 밥을 넣고 푹 퍼지도록 끓인다. 다 끓으면 한 김 식힌 다음 블렌더에 갈아준다. 냄비에 옮겨서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살짝 더 끓인 후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그릇에 담아 튀긴 대파나 파슬리를 올려 장식한다.



Tip :

1. 감기 기운이 있으면 대파를 넉넉히 넣는다. 대파는 어슷썰기 해서 충분히 볶아 매운 향을 날린 다음 국물을 붓고 끓인다.

2. 밥을 넣어주는 이유 : 브로콜리나 양송이 수프를 끓일 때는 전분이 많은 감자를 넣어 걸쭉하게 만들지만 비트와 무 수프에는 감자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밥을 넣으면 농도도 알맞게 걸쭉해지고 비트와 무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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