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글을 못 본 지 무려.. 360일이 지났어요
삶을 나의 방식으로 온전히 살아보기 위해 퇴사를 한지 일 년 하고도 삼 개월이 지났다.
퇴사를 하고 소회를 쓴 글이 작년 5월쯤이었나.
브런치에서는 글을 쓰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씩 알람이 울린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의 큰 기둥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글쓰기였는데, 일 년 동안 글 한편 업로드한 것이 없다. 한 달에 한번 브런치에서 알람이 울릴 때마다, 마치 빚을 진 듯 한편에 불편한 마음이 많았다.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며 마음을 따라 힘껏 발산하는 삶.
내가 정한 앞으로의 삶의 태도이다.
하지만, 삼십여 년 간 남들에게 보이기에 그럴듯한 삶에 맞추어 아등바등했던 나에게서 빠져나오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나를 규율했던 삶의 규칙이 바뀌었더니, 생각보다 나는 그 기준들에 의지를 많이 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규칙을 없애자 당장에는 해방감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졌었다. 생각지도 못한 마음의 반향이었다.
일 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을 해보면서 내가 정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용기가 생길 것인지 지켜보자. 남들과의 비교는 하지 않기로 했으니 나는 오직 나의 속도만 신경 쓰면 되니까.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보는 첫해이니, 적응의 시간을 주자. 어떤 이들에게는 결핍이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겠지만, 엄습하는 불안감은 나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 일기 한자 못 적은 지난해. 지난해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고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이렇게 보낸 일 년은 연습이 되었는지,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앞만 보고 운전을 하던 초보자가 이제는 옆도 볼 줄 알고 룸미러로 뒤차들도 볼 줄 안다.
지난 일년은,
큰 불안을 이겨낸 장한 한해였다.
거품을 걷어낸 실제 나를 마주하는 용기를 가졌다.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어도 보았다. (걱정 마시라, 아직 그 길에서 도망치지는 않았다.)
나의 글감과 적당한 시차도 생겼고, 에세이라고 부를만한 글을 써볼 여유도 조금 생겼다.
올해 연말까진 매주 한 편의 글을 써야지.
지금은 마음이 글을 쓰길 원하니 그를 따라야겠다.
이제 브런치의 30일 알람은 울리게 하지 않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