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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지우 Apr 20. 2023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까?

이누야사 애니메이션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 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퇴사짤로 유명한 이누야사 애니메이션 속 장면이다. 공손하지만 뼈를 때리는 퇴장 멘트가 재밌다. 

이 그림을 보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어떨까? 

나도 언젠가는 시원하게 저 멘트를 날리고 퇴사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SNS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는 직장인이 많다. 

-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일 출근하는 심정

- 회사 내 빌런들을 겪으며 때려치우고 싶다는 얘기

- 도대체 언제까지 다녀야 하나 미래의 고민  

나도 겪었던 일들이니 그들의 스토리에 공감과 격려를 담아 '좋아요'를 꾹 누른다. 




몇 해 전 나는 퇴사했다. 

퇴사 후 조직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면서 나는 다이내믹한 감정을 겪었다. 


가장 먼저 후회와 자책을 했다.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꼴좋다'

이어서 오는 감정은 좌절이었다.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캄캄한 터널 안에 갇힌 모습이 떠올랐다.

마지막은 분노였다. 산책을 나섰는데 갑자기 하늘을 노려보고는 확 찢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 된 느낌이었다. 


분노를 에너지 삼아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일하러 가기 싫다는 글 아래에 댓글을 남겼다.  

"저랑 같이 노실래요?"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했던 대로다. 그래도 일하러 가야 한다는 말. 

나도 그랬다. 너무 싫지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하기 싫은 일을 붙들고 있었다. 


사실 회사는 아무 잘못이 없다. 문제라면 나한테 있지 내가 몸담은 회사가 아니다. 내 시간과 노동을 월급과 바꾸겠다는 계약을 상호 합의하에 했으니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가 없다. 


퇴사한 나는 내 시간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자유는 있지만 절대 한가하지 않다.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면 훨훨 날아다닐 거라 생각했는데 진짜 나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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