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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지우 Jun 03. 2023

왜 우리는 회사에 남아있는가?

언제 생겨난 말인지 모르겠지만 '월급 노예'라는 말이 있다.

'노예'라는 단어를 보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쇠사슬에 묶여 자유는 박탈당한 채 겨우 생존하는 모습이 아닐까


직장인이 스스로를 '월급 노예'라고 칭하면서도 회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노예가 아니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내키지 않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택지가 아무리 많으면 뭐 하나. 선택할 수가 없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으니 마음의 자유가 없다.




또 다른 계급의 탄생


우리 조상들은 신분제 사회에 살았다. 태어날 때부터 귀천이 정해져 대대손손 이어졌다.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양반은 양반대로, 노비는 노비대로, 대장장이는 대장장이로 각자의 신분에 맞게 소임을 다하면서 살았다.


우리 조상만 그렇게 산 건 아니었다.

유럽에는 귀족과 평민이 있었고, 인도에는 철저한 카스트 제도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었다.


20세기로 들어오면서 신분제와 같은 계급제도는 사라졌지만 회사가 설립되고 '노동자 계급'이 생겨났다.

회사는 주주의 익에 초점을 맞춘 조직으로, 노동자로 사는 삶은 어느 시점에서 한계를 직면하게 된다.

어떤 한계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더 빨리 알고 싶다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 같은 책을 읽어 봐도 되겠다.


당장 회사 밖으로 뛰쳐나와야 할까?

알다시피 현실적으로 어렵다. 쉽게 퇴사를 결정했을 때 따르는 위험이 존재한다.

  



왜 우리는 회사를 떠나지 못하는가?


첫째, 경제적인 문제

책임져야 할 식구가 있으니,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해서 등등 경제적인 문제는 우리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무시하기 어렵다.


둘째, 불확실하다

이직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겨가는 것이니 거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 창직을 하거나 이전 경력과 전혀 다른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마디로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

직장을 다니면 최소한 급여는 보장받지만 울타리 밖을 벗어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못한 상황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


세 번째, 매몰비용의 함정이다

20세기 초 기술의 발달로 유럽에서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했고 노동의 효율성이 강조됐다. 교육은 노동의 분업화와 전문화에 맞춰 인재를 길러냈다. 우리가 받은 교육 시스템이 바로 이것이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이룬 것들을 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흔히들 '회사 안은 전쟁터,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한다.

나에게 회사는 전쟁터가 아니었고 회사 밖에 나온 지금이 지옥도 아니다.


일의 본질은 회사를 가고 안 가고에 있지 않다.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나라는 자아'''일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아일체가 아니라 '업(業)아일체'되고 싶다.








#회사밖인간

#월급노예

#퇴사

#업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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