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제14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완연했던 가을 날씨가 빠르게 물러가기 시작했다. 장롱 깊숙이 모셔둔 패딩을 꺼내며 겨울을 대비하게 되는 요즘, 한국인의 필수 겨울나기라고 할 수 있는 대망의 ‘김장 대잔치’가 지난 11월 21일 목요일, 광진구 화양동의 ‘이재철 도예공방’에서 열렸다. 이번 제14회 작당모의가 열린 ‘이재철 도예공방’은 도예작가 혹은 도예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으로, 기본 수강 프로그램을 비롯해 건대 플리마켓이나 공방 자체 기획 행사 ‘제철장’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도예공방이다.
큰 테이블 가득히 거대 대야(?)와 기본 준비물을 세팅해 놓자, 오늘의 김장을 함께 할 작당모의러들이 속속 공방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입장과 동시에 이어지는 환복 타임! 청결한 환경 조성을 위해 점프슈트 형식의 위생복 및 고무장갑, 마스크를 나누어드리고 착용을 부탁드렸다. 시작을 앞두고 도예장을 찾은 사람이 있었다면, 흡사 어딘가에 위치한 IT 공장을 연상시키는 모습에 흠칫했으리라(!)
드디어 모든 신청자들이 모이고, 이번 작당모의 진행을 맡아주시고 공간을 내어주신 이재철 작당모의러님의 프로그램 소개로 오늘의 막이 열렸다! 1인 가구는 급속히 늘어나면서 대부분이 김치를 사 먹는 문화가 되었는데, 한 편으로 김장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자리가 없는 것이 너무 아쉬우셨다면서 함께 어울려 재밌게 겨울나기를 해보고 싶은 기대로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돌입한 김장 타임! 크게 두 팀으로 나뉘어 절임 배추에 속을 버무리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도예공방의 입주 작가 현주님과 우수 작당모의러 혜수님께서 각 팀의 리더를 맡아 진두지휘해 주셨다. 역시 김장 경력이 있으신 분들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으며 열심히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옷이며 탁자, 대야가 새빨간 양념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가족들을 위해 매년 직접 김장을 담그신다는 혜수 님의 꿀 TIP! 하나, 김치 속을 버무릴 땐 배춧잎 한 장 한 장 안쪽 끝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양념을 발라주고 이파리 부분도 고르게 챙겨준다. 둘, 모든 층에 양념을 했다면, 겉에 위치한 면적이 비교적 넓은 배춧잎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배추를 감싸 양념이 잘 배게 가둬준다. 셋, 욕심내어 양념을 많이 하면 오히려 짜질 수가 있다는 사실!! 아직 배추가 남았는데 양념이 부족해지자, 유난히 빨간 한 작당모의러의 완성된 배추를 열어 속을 빼앗아가는(?) 양념 전쟁으로 한바탕 웃는 해프닝도 있었다.
메인인 김치와 함께 작당모의러들이 챙겨 온 군고구마, 두부 등을 세팅했다. 또한 도예 공방에서 준비해 주신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든 수육과 무침, 배춧국과 파전까지 올리니 순식간에 테이블 다리가 부러져라 만찬이 펼쳐졌다. 더불어 구의동에서 우리 술 공방 '수국'을 운영하시는 작당모의러가 직접 만든 홍시 막걸리를 챙겨 와 주셨는데, 모두가 이 특별한 막걸리로 잔을 채워 건배를 외치며 성공적인 김장을 자축하였다. 그렇게 내 손으로 완성한 김장김치, 각자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이재철 도예공방에서의 밤이 떠들썩하게 저물었다.
혼자서 진행하기에는 막막하고 버거웠을 김장이 오늘의 자리로 인해 한결 가볍고 재미있는 잔치가 되었다. 직접 버무린 김치 한 포기씩을 소중히 안고 각자 돌아가는 귀가 길. 쌀쌀한 겨울밤이지만 든든해질 냉장고를 떠올리며 마음만은 푸근하지 않았을까? 오늘 담근 김치가 시간이 지나 맛이 드는 것처럼, 우리가 왁자지껄 함께 나눈 시간 또한 맛있게 영글어갈 것이다.
다음 15회차 작당모의(12/5)에는 '동네와 이별하는 법'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장소는 광장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책방열음으로 올해의 마무리를 준비해보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단 2회 만을 남겨둔 작당모의에 대한 소회와 아쉬움을 함께 나눠보고자 하니 모두 빠른 신청과 즐거운 마음으로 12월에 뵙기를 바란다.
[작당모의 프로젝트 신청하기] https://forms.gle/2k1WxmXp3iHnxho57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 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지역문화 수다 살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