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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Aug 06. 2020

[16호] 이달의 영화 x KU시네마테크


Pick | 이달의 영화 x KU시네마테크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2017 / 아녜스 바르다, JR / 장르 : 다큐멘터리)

  

소외된 사람들을 이미지로 재조명 하는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는 영화의 공동 연출자이자 사진작가인 JR이 2011년부터 주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늘 소개할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 나온 것처럼 사진을 찍고 그것을 크게 인화해 벽화로 붙여 놓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영화에서 흥미롭게 그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세상의 작은 목소리들이 개인의 이야기로 머무는 것이 아닌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이야기로 치환된다는 점일 것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는 쇠락한 탄광촌의 아주머니 이야기부터 공장 노동자, 항만 근로자의 아내, 그리고 JR과 아녜스 바르다의 이야기까지도 개인을 넘어서는 혈연, 직장 동료, 이웃 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우리’로 치환된다.     


사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아이러니하게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에서 JR과 아녜스 바르다는 마주치고 있었음에도 마주치지 못한 개인의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둘을 이어준 것이 있었는데, 바로 ‘영화’와 ‘사진’이라는 예술이었다. 예술은 두 사람을 개인이 아닌 ‘우리’로 묶어주었고 ‘우리’가 가지는 힘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또 다른 공동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사진’과 ‘영화’라는 이미지의 예술은 치환된 ‘우리’의 이야기를 풍요롭게 하고 또 다른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추천의 글을 쓰며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명장면을 되돌아보았다. 여러 장면 중,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공장 노동자들이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서로에 대한 유대감을 이야기 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노동자가 JR과 아녜스 바르다에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있는데, 노동자의 건조한 인사말에 덧붙은 한 마디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예술’에 대해 묘사한 가장 명료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장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예술은 사람을 놀라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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