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기운이 또 내 몸을 맴돈다
춥다, 덥다를 반복하며 피부를 스치면 아려옴이 느껴진다
다행히 열을 체크해보니 발열은 없으니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아닌 듯
아마도 어제 친구와 야외에서의 한 잔후 좀 걸은 것에 대해 몸이 반응을 하는 듯 싶다
지난 몇년전부터
자주 몸이 아파온다
지난 겨울 가족여행길에서도 심한 몸살기운에 여행의 재미를 방해했었건만
몸이 주인의 맘을 따라주지를 않아서일까?
부쩍 지난 날들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진다
어제 친구와의 대화도 대학시절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루었었고
지난 내 시간동안 화두가 되어온 단어는 단 하나 '길'
없던 곳도 지나면 길이 되고
느려도 종착지까지는 간다는 마음으로 걸어왔는데
오늘이 스승의 날인가보다
꽃바구니와 선물이 전해져왔다
매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고마운 마음에 자랑을 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헛 시간들을 길위에 버린 것은 아니라 전해주는 듯 하여
얼마나 더 가야할 길들이 남아 있는걸까?
정신과 후배가 몇년전 내게 충고를 준다
아프면 아픈 걸 말하라고, 혼자 끙끙거리는거 그런 미련 그만하라고
때론 아픔을 말하지만,
아직은 괜한 말을 했구나 싶어질때가 더 많다
말을 하고 나서도 맘이 편하지 않아 다시 내 안에 담는 부분들이 늘어난다
무심히 진료실옆에 놓인 한 동안 잊고 있던 시집 한 권을 들어 목차를 보다보니
이영춘 시인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우연치고는 재밌네 하는 마음에 읽어보다 시의 무게감에 내려 놓아버렸다
'문득 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웬지 꼭 잘 못 들어선 것만 같은
이 길
가는 곳은 저기 저 계곡의 끝
그 계곡의 흙인데
나는 왜 매일 매일
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가고 있는 것일까
아, 돌아갈 수도
주저 않을 수도 없는
이 길'
잠시 앉아 쉴지라도 느려도 늦어도 난 내게 주어진 길을 가련다
글을 쓰다 점심 시간을 맞아 주사를 맞고 잠을 청하고 나니 몸이 훨 가벼워졌다
몸이란 간사함을 가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