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미늘에 잡힌 듯

by 고시환
제목_없는_아트워크 - 2021-07-14T164012.630.jpg
20200930_165053.jpg

빈 낚시대로 한 평생을 보내다

그 뜻을 이룬 강태공


그는 세상을 멀리 길게 보았나보다


멀리

길게 볼 수 있는 맘의 눈을 가질 수 있었으면

바로 오늘의 것에도

동동거려야만 하는 나를 바라보면

좀 한심스럽기도 하다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 가면서

오늘할 일들을 채우고 나니 숨이 차다

오전엔 순간 순간 가슴이 옥죄어오는 듯하더니

마치고 나니 당장 오늘의 숨은 돌려진듯하나


누군가의 노랫말처럼

어지없이 찾아올 내일이 또 있기에


퇴근후엔 집앞의 산을 오르고는 한다

최근들어 더 자주

날은 더워져도 절기는 속이기 어려운 듯

1-2시간정도 산행후 하산길은 이젠 어눅해짐이 아닌

어둡다


저녁, 밤중의 산은 조용해서 좋다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마주오는 사람이 없어 좋다

거리에서, 산에서 어디서든 사실 가장 무거운 것이

사람과의 마주침이 된 세상속에서도

여전히 얹혀지기만 하는 일들은 피할 수가 없나보다


낚시바늘없는 낚시대를 들고 있던 강태공도 결국은

세상을 낚었다


먹이를 탐하다 미늘에 걸리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만

살아가야할 세상속을 오늘 저녁에도 걸어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십대로 돌아가게 해주는 늬가 참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