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사람, 든 사람, 난 사람의 순서는?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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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엔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비가 비교적 자주 내리며

기온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이젠 퇴근길이 어눅함을 넘어서 어두움으로 들어서는 계절이 된다


그래도, 비가 그치고 나서의 하늘은 맑다

지난 제주여행에서의 바다와 하늘

바람과 사람들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한 말

지금의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해도 부끄러움없게 살 수 있다면

힘들고 고난해도

오늘의 현실이 끔찍하게 내게 인두질을 한다해도

내 옳다면 다시 또 다시 그리고 다시 돌아 돌아도

그렇게 살아가겠다는가보다


그럴 수 있을까?


중학교 입학시 가장 컸던 충격중 하나라면 아마도 영어라는 과목이었었을 듯

이제 오선지에 알파벳 대소문자를 익히고 있는 내 옆에서는

아이 엠어 보이를 말하고 있고, 영어교과서를 읽던 친구들


중학교 2학년때였나?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IQ검사를 했고, 그 결과로 담임선생님에게 매를 맞았다

IQ138 낮지 않은 수치지만, 그 수치로 내 성적을 보임은 나의 나태함이라고

선생님들도 자기 학생을 과외하고, 스스로 출제하고 체점하던 시절

그 내용은 생각하지 않았었나보다


고등학교들어서며 1학년때 다시 시행한 IQ테스트

담임이 불러 몇명을 재평가에 들어섰다

나중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엔 145, 뒤에 149가 나와

외부에서의 평가를 위해 학교에서 몇명을 보내니 가라한다

문제는 그 테스트를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고 그 테스트에서 통과되면

어떤 클럽엔가를 들어가게 된다며 참가 서류를 손에 쥐어준다

결국 참가비가 있던 그 클럽의 테스트에는 참가해야할 큰 목적을 느끼지 못했다는

핑계하에 괜스런 돈을 쓸 수 없어 참가를 하지 않았던 고교시절


대학시절

나름 다른 학생들의 수준정도로 거리로도 나서고

독서클럽에서 숨어 토론과 돌려보기도 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만약 그 정권에서 과외를 폐지하지 않았더라면

난 의대는 고사하고 아마도 4년제 대학을 갈 수 있었을까?


당시엔 나 스스로도 놀랐었다

반에서 10등안에도 들까말까하던 성적이

어느 순간 반성적이 전교생 1500명의 전교성적으로 바뀌어갔다

그것도 천천히가 아닌 어느 순간 갑작스레

내 한 건없었다

오히려, 수학, 영어, 국어 등등의 선생에게 과외를 받고

그 선생이 출제한 시험을 보아오던

다른 친구들이 내려와준 것이지


이제 나이들이 들어 대기업 임원을 하던 친구들도

하나 둘 자리에서 물러나고

공직에 있던 친구들도 쉼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예전과 달리 관련 업체로 가거나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카페를 여는 경우는 이젠 드물어졌나보다


퇴근길에 종종 전화가 온다

들려 술값좀 내고 가라는 농섞인 말들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를 난 말할 수 있을까?


늦은 가을 시간을 내어 제주의 하늘을 보러 가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그냥 눕듯 앉든

해먹을 가져가면 나무사이에 걸어 놓고 졸다 오고 싶다


어둠속을 걸으면 생각들이 더 내 안으로 들어서게 되나보다

어제의 걸음속에선 국민학교에서 시작한 내 학교생활들의 변화가

대학까지 이어지며 그 때 그랬더라면...

다시 할 수 있을까?

내가 나에게 묻게 된다


정말 끔찍한 삶의 시간이었다해도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거냐고

솔직히 다시 오면 그 때는 다른 길을 갈 듯하다


고교시절 말하던 든 사람이 먼저 되고, 그 뒤에 된 사람, 난 사람이

되라는 말의 뜻이 돈을, 경제력을 말한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난 사람(권력과 경제력의 힘을 가진, 자유가 아닌 힘)이 되고

그 다음으로 맘속의 여력이나 정신적 양심의 무게에 따라

든 사람이 되고 된 사람이 되는게 순서인 시대를 살면서

거꾸로 살아가지 않게


더 문제는 내 아이들에게 어떤 삶의 길을 말해줄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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