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
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
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
나 홀로 저민다
그 눈길 마주친 순간이여
내 마음 알릴세라 눈빛 돌리네
그대와 함께 한 시간이여
나 홀로 벅차다
….’
김효근 작사, 작곡의 가곡중 첫사랑
평소 즐겨듣는 편하고 부담없는 목소리의 소프라노 이해원본으로
많이 즐겨 듣는 곡중 하나
오늘 아침 출근길엔 첫눈을 맞이했다
차안엔 이해원의 노래들이 틀어져 있었고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갑자기 생각나는 이유는 또 뭔지 ^^
대학시절
당시에는 집으로의 전화나 편지아니면 연락의 방법이 없었다
대학초년시절부터 참 오래 함께했던 말 그대로 여자사람친구
눈이 오면 학교 우체국에서 전보를 치지 않으면 화를 내던 아이
당시에는 학생들도 군훈련을 받아 전방을 들어가곤 했었다
1주간의 전방훈련중 과동기 여학생의 편지를 받았다
사실, 모든 동기들에게 여학생들이 돌아가며 전해주던 편지였지만
웬지 돌아와 같은 실험조였던 그 여학생을 볼 때 느낌이 좀 달라짐은 왜였을까?
의과대학 실험실중 해부학실에는 흰와이셔츠와 정장은 아니어도
정복이 아니면 예의가 아니라해서 들어갈 수 없고는 했었다
어색한 와이셔프의 깃을 뒤에서 다듬어주던 그 친구의 손길이
새삼 다르게 느껴지던 때
그 나이에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했었던 듯
막대하던 그 친구를 대함에 어색해지고
전화를 하면서 공중번화박스안에서 몇번을 걸다 끊고는 했었으니 ^^
그 이야기를 그 여자사람친구에게 하기도 했었다
평소와 다르게 아무말도 없이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두운 얼굴로 그 날 헤어진 기억
눈떄문일까?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와이프와 결혼을 앞두고 드라이브를 갔었던 장흥
오는 길에 폭설로 한 치앞도 보이지 않았건만
오는 눈에만 신나있고 운전하는 내 곤혹은 몰라라했던
어렸던 와이프
하긴 그 때 와이프는 대학을 막 졸업한 23살, 난 24살이었으니
그런 우리가 이제 곧 육십을 바라보나보다
그 시간동안 참 많은 일들이 담겨져 버렸다
원했던 것도
원하지 않았던 것도
6년여 머물렀던
퇴촌의 외탄 집
집은 오래되고, 겨울에는 침대옆에 둔 물그릇의 물이 얼기도 했지만
집옆의 넓다란 텃밭이 있었고
그 탓밭위의 비닐하우스안에서는 연탄구이도 해 먹고
친구들과 겨울의 바비큐파티도 즐기곤 했었는데
봄이면 씨도 뿌려 농부 흉내도 내 보고
겨울
내 좋아하는 겨울
아직 철이 덜 들어서인지
눈이 오면 지저분해지는 거리를 말하지만
아직은 눈이 좋다
서리가 내린 수확을 마친 겨울의 논위를 걸어본 사람은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듯
뽀드득 뽀드득 밟히며 내는 그 소리를
오늘은 아침의 눈으로 하루를 만족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