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의사로서 환자로서 그 앉는 자리를 바꾸어보니...
'자정 가까운 한밤중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잠 깨
무작정 들길로 나선다
사방이 고요하고 별이 총총한데
너는 어느 별에서도 반짝이지 않는다
나는 혼자
저 많은 별 중에서 목이 꺾어지도록 그리운
너를 찾아 걷다가
풀 죽은 수캐처럼 꼬리 내리고 돌아와
달빛 비껴든 빈방에 눕는다
잠들기 전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문 열고 내다보지만
멀리서 밤개 짖는 소리 어지러울 뿐
아무도 없다, 오늘 밤은
달맞이꽃 가득 핀 들판에 누운 듯
꿈, 노랗다'
홍사성 시인이 노래한 달맞이꽃
오늘 하루 몇년만에 벗어난 다른 일상을 보냈다
환자로 오전 내 친정이기도 한 삼성에서의 진료
앉아 있는 자리가 진료석에서 환자석으로 바뀌니
어색하기도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의지도 하게 된다
한 마디 한 마디의 의미를
편한 한 마디와 불편한 한 마디
하는 이는 의식하지 못할 듯싶다
듣는 자리에 앉아 들으니 그 한마디의 의미를 알 듯
돌아와 산을 올랐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들을
산 바람속에 반쯤 누워 하늘을 보았다
어제만 해도 맑은 하늘이 좋았는데
오늘의 하늘은 무언가 막하나가 가로 막은 듯
오후엔 코로나 부스터샷접종
다소 이해어려운 환경
코로나 항원검사와 일반진료의 병행도 그렇지만
양성이 나온 환자들에 대한 그 다음 조치나
담당 의사나 간호사, 접수, 무방비의 방역상태에서
검사의 의미는 어떠한 것일지 잘 모르겠다
해가 뜬 하늘에서도
해가 져 어둠속의 하늘을 보면서
마음으로 그려본다
언젠가 야간산행을 하며 발길을 멈출 수 밖에 없었던
태백산, 한라산 등에서의 그 쏟아지던 별들
달맞이 꽃이 되어
하늘위 달을 맞이하는 마음이 이러한 것일까?
목이 꺽어지도록 그리운 너를 찾아...
머리로만
마음속으로만 새기던 진료실에서의
자리 바꿈을 현실속에서 겪은 하루
삼십여년 자리했던 진료실에서의 내 자리의 부족함을
몇분의 시간들이 지적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