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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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벌써 4-5년은 지났나 보다


어릴 적부터 가보고 싶었던

카프카의 고향

프라하에서의 열흘 남짓의 시간은

오랜 시간 내 안에서 떠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가게 할 듯하다


가보는 것이 아닌

돌아간다는 기분은 뭔지 모르겠다


그의 작품보다는 그의 생과 삶에

더 매료되었었던 내 사춘기

가장 나를 끌었던 것은 미완성의 작품 성이었지만

변신은 오랜 시간 되씹고 되새김질을 만들기도


많은 짐들을 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 속의 생활인

그 이탈은 떠나서나

흔히 말하 듯 내려놓고 어쩌고가 아닌

있는 그 자리에서 어느 날 돌연 듯한

탈출이 아닐까?


그 탈출이 내게 주는 의미와

내 주변에 주게 되는 의미

변신을 통해 생각하게 되는,

내가 내게 말하고, 묻는 것이 바로

현실 속 이탈, 내가 어느 순간

남들이 내게 당연시 여겨왔던 것들로부터

다른, 전혀 다른, 당혹감을 주는 모습이 되어 버린다면?


박범신의 소금에서 선명우는 그 이탈을 탈출로

이뤘지만

카프카의 변신은 어느 날 아침

그냥 그 자리에서 인위적이 아닌

갇혀있던 자신의 내면의 한 면을 드러내 보였던 것은

아니었었을까?


이탈

현실의 반복에서의 벗어남엔

용기가 필요할 텐데

나에겐 그러한 용기가 없다


코끼리가 영양가 풍부한 육식단백이 주어지고

사자에게 몸에 좋은 채식이 주어지면

어떤 기분일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마냥

길면 잘리고

짧으면 늘리는 침대에 누운 듯한 기분


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건 뭐였는지를

삶의 현실속에서 이젠 잊은 듯

내가 채식동물이었는지, 육식동물이었는지을 잊었다

코끼리면서도 영양가풍부한 육식을

사자였으면서도 몸에 좋다는 채식에 몸이 길들여져왔나보다


오늘도 출근길 방향을 돌려 남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앞으로만 앞으로만 오고야 말았다

지나던 기차역에 차를 세워두고 열차에 몸을 담고 싶었는데


대학시절 답답할 때면

카메라 하나 메고 내린 곳이 목적지로 떠나던

그 시간을 생각하면 해도 되는것일텐데


그 시절 낯선 어느 곳에서 맞이하던 하루가 떠오른다

역전 앞 식당은 항상 그 계절을 알 수 있는

주머니 가벼운 학생의 한 끼에 든든한 동반자였었는데

그 백반 집들은 이젠 없겠지?


창밖 무슨 소리인지도 모를 유세 스피커소리 속에서

기차를 타고 싶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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