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가르쳐주었더라
어릴 적 배운 노래 하나를 아직도 흥얼거린다
‘울적한 마음 달래려고
산길로 접어섰다가
나는 정말 반했다오
정말 멋있는 산 아가씨
구두도 못 신고요
의복은 낡았어도
맑고 맑은 그 눈동자
정말 멋있는 산 아가씨 ~~~’
지난 늦가을 퇴근 후 습관처럼 오른 집 앞의 작은 산
하산 길에 그만 낙엽 아래의 작은 바위를
헛디디면서 미끄러져 다친 이후로는
야간산행은 금지령이 내려
호젓한 산행의 맛 하나를 잃었지만
그래도,
작은 틈의 시간이 있으면 산을 오르고는 한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복이라면
아마도 멀리 명산을 찾지 않아도
그 어느 곳에서든 조금만 가면
오를 수 있는 산들이 있다는 거 아닐까?
집 앞의 금토산
청계산의 한 자락으로 정상 마당바위까지는 1시간안팎의 짧은 코스
그래도 왕복이면 2시간, 만보는 거뜬히 넘길 수 있다
자락을 타고 가고 가면 국사봉에 이수봉으로해서 매봉까지
일주를 할 수 있어 때론 넘고 넘기도
이른 아침 눈을 뜨면 가벼이 산을 올랐다 출근을 하기도
집 앞의 산이 좋은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치장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산을 오르면 다양한 패션의 화려함을 보고는 하지만
앞산엔 때로는 맨발로 오르시는 분도 계시고
집에서 막 나온듯한 수수한 옷차림과
보기에도 가벼워 보이는 배낭 하나
치장 없는 민낯을 볼 수 있는
산행
더 좋은 것은 홀로 조용하게
때론 음악을
때론 무념무상으로 오를 수 있는 그 산이 좋아진다
아내의 눈치가 덜해지면
야간산행의 호젓함을 다시 맞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