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본인의 모습을 모름이 ...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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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토요일

출근길이 한없이 길고도 쓸쓸하게 느껴진다


요 며칠간의 몇 가지 일들

비가 오면 소나기처럼 오는 건지

한 가지 맘속의 걸림이 생기면

어김없이 이어 이어 뒤에 오는 것들도

그 부리에 넘어져 쌓여가게 되나 보다


큰 것도 아닌 것이

시간이 지나며 커져가다 보니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 짓눌려있어 버린 시간들


사람에 대한 실망

믿었던 누군가의 터무니없는 배신에

며칠 산에서 먹고 자면서 나를 달랬었던 적이 있다

크든 작든 본인의 이윤을 위해 보였던 모습

그 모습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20년간 형이라 부르며 따르던 모습들에 가려졌다가도

다시 돋아나던 사람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


4-5일 머물던 산사속

스님의 주셨던 말

선택은 지나는 개미도

나는 새도 다 한다

다만 사람은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에 다를 뿐이라고


그 선택을 한 것도 너고 또 그 자이니

그 책임을 그 져 하라던 말씀


책임을 할 수 있는 사람

적어도 난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그래왔었을까?


선택권과 지배권을 가졌으면서도

책임에 대한 무게감은 짊어지지 않는 삶들을

보아오고 겪어오고 또 지금도 곁에 바로 대해야 함이

힘겹다


비는 오지만

노란 봄을 머릿속에 그려보련다


내가 아닌 모든 것들은 사실 내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니

그 무관함에 나마저도 흔들리는 건 더 우매함이라는 것을 뻔히 아니


신기한 것은

아니 부럽고 배우고 싶은 것은

평생은인이란 말도 쉽게 하고

평생 한 번하기도 힘든 것들을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도 정작 난 정당하고 꺠끗하다 느낄 수 있는

정서와 그 기본소양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하니 편하게 살고

또 반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만


봄날의 꽃은

한 철이다

그 한 철을 다른 것으로 인해 놓치지 않으련다


개화시기가 예년보다 1주정도 빨라진다 하니

다음 주부터는 서서히 온 세상이 하얗게, 노랗게

변해갈 듯싶다


토요일 아침일기를

쓰면서 맘을 정리하고 다듬고

비 오는 길로 찾아와 주실 분들께 마음속 감사함

웃음으로 대할 준비를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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