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걸, 들리는 걸 나는 어떻게 보고 듣고 있었을까?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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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걸, 들리는 걸 나는 어떻게 보고 듣고 있었을까?


See는 내 보고 싶어해서가 아닌 그냥 보이는 걸 말한다

Hear은 내 듣고 싶어 듣는 것이 아닌 그냥 들리는 것을 말한다


Look은 특정 대상을 내 보고 싶어 보는 것이고

Listen은 신경 써서 드는 것을 말한다


Seem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가 아닌 ~~~처럼 보인다는 내 사견이 들어간

Sound는 다 듣고 나서 ~~~ 처럼 들린다는 나의 판단을 말한다


같으면서도 다른 말들

내가 사는 세상이 그런 게 아닐까?

비가 오는 거리를 걷다 보니 신발이 젖는다

처음엔 눅눅함에 다소 그러던 것이

오히려 흐르는 물가에 신발을 신은 채 발을 담그고 나니

무언지 모를 동질감속에 빠져간다


비 오는 산을 아침에 오르다 보니

길이 미끄럽고

내리는 비들에 안경이 흐려짐이 불편했지만

그렇게 걷다 보니 마치 내 어느 공간 속

나만의 비밀스런 곳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같지만 같지 않은 것의 차이는 사실 그다지 크지 않은 듯


그렇게 오늘 하루도 보냈다


SF 소설,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

내 딸아이와 같은 연도에 태어난 작가의 글이

내가 태어나 젊어 접하던 시절의 스토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다소 실망을 하면서도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 공백의 노트를 보는 기분이 들어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되기도


난 보는 걸까? 보려 하는 걸까?

난 듣는 걸까? 들으려 하는 걸까?

보고 듣는 것을 난 어찌 느끼고 내 안에 담아두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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