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말해주고 싶다
누군가의 눈에는 달팽이는 느릿 느릿 여유롭게 걷는 것으로 보일 지 몰라도 아마 저 달팽이는 사력을 다해 그 곳을 벗어나려 하고 있지 않을까?
사실 세상사 중 가장 모르는 건 내가 나에 대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타인의 것을 평하는데 주저함이 적은 모습들
아마도, 내 안에 내가 가진 감정, 내가 아는 만큼만을 보고 느끼고 평하게 되는 것이겠지. 슬픈 자의 눈에는 삐에로의 웃음이 눈물에 젖은 웃음으로 보일 듯하다. 승리감에 취한 누군가의 눈에는 아파 우는 자의 눈물도 감격의 눈물로 보이겠지 …
다만, 그 슬픔과 승리를 느끼는 것도 바로 지금 오늘이지
내일의 감정은 또 다를 터이니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모두가 다 일평생 써 내려가는 한 편의 서사시가 되나 보다
기승전결 중 내 서사시는 어느 정도에 와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