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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시환 Dec 09. 2023

언젠가는 ...

희극은 아테네어로 ‘시골마을’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당시의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민주화된 정치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비극을 즐겼지만,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희극으로, 그것도 성적내용을 노골적으로 담은 희극으로 축제의 마지막 밤을 지새웠다 한다. 

사는 건 비극이지만, 삶의 마지막, 죽음의 직전에는 희극적 마무리를 짓고, 본능에 충실하고 싶었었던 것일까? 


지금은 희극이란 단어보다, 코미디에서 개그로, 그리고 예능이란 단어가 더 익숙해진 듯한 사회 속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대학시절 많은 형제들 중 막내였던 친구의 아버님은 이른 이 넘으셨던 분, 그 때 도입되기 시작한 은행의 ATM기를 쓰지 못하셔서 자식들이 은행 일을 대신 봐야 했던 기억이 난다. 


버스 안내양이 있다 어느 순간 버스 앞문으로 타면서 요금을 내고 뒷문으로 내리던 어색함, 호출기가 없던 시절 병원생활은 페이징으로 무슨 무슨 선생님 몇 번으로 전화라는 멘트가 병원 내에 울리거나 블랙코드, 블루코드, 레드코드가 외쳐지고는 했었던 게 어느 순간 호출기, 이른바 삐삐 가 생기더니 곧 핸드폰 시대가, 전화기의 뚜뚜뚜소리와 함께 연결되던 PC통신이 랜선으로 거의 실시간 전세계가 연결되고, 식당을 들어서면 이모 오늘 뭐가 맛있어를 물어볼 대상도 없이 테이블 위의 작은 사각형의 기계에서 먹을 것을 고르고, 그 자리에서 계산까지 마쳐지면 스타워즈에나 나왔을 듯한 게 음식을 들고 내게 다가와 들어서 먹으라 한다. 


변화를 보면 내 이리 오래 살았나 싶어지는 변화들

쫓아가지 못해 커피솦에 들리면 그냥 익숙한 듯이 샷추가해서 블랙으로 한 잔을 말하지만 솔직히 다른 메뉴들은 뭐가 뭔지 몰라서 시키지도 못하겠다. 아마도 조금 더 지나면 친구 아버님께서 그러셨듯 은행이 아닌 주변의 많은 생활들이 위축되어 갈 듯싶다. 언제 저걸 다 쫓아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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