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잠잘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사람이었습니다. 사람만나는 것이 좋아 여럿과 어울리는 운동을 하고, 매 주말엔 캠핑을 하고. 깨비가 온 후 나름대로 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외출이 잦은 편이었어요. 사실 어느 정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비 귀를 봤더니 가려워 긁다 못해 피딱지가 생겼더라고요. 이 조그만 3개월 차 고양이가 혼자 얼마나 가렵고 답답했을까, 조금만 일찍 발견해서 관리해 주었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병원에 다녀와 넥카라를 씌우면서 그런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나는 내 마음대로 외출도 하지만 깨비는 이 좁은 집에서 마주치는 존재란 나밖에 없을 텐데.
같은 후회는 하지 말자 싶어 그즈음부터 깨비와 함께 시간을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집에서 고양이와 보내는 시간이 행복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