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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끔하게 Dec 03. 2021

왜 그런 날이 있잖은가 어떤 말이 특별해 보이는 날이

그냥 벤치가 보여서 털썩 앉았다

벤치 앞의 호수는 너무 차고 나무들도 앙상해서

괜히 우울해지는데

저어기서 새 한 마리가 날개를 퍼얼럭 하며 물 위에 앉았다

신기해서 어 새다 한 마디 뱉었는데

새라는 말이 갑자기 우습다

하하하하하 새 하하하하하

쟤는 왜 하필 새야 하하하하하

새라는 말이 이가 없어 발음이 새는 할아버지가 하는 말 같고

아주 옛날 원시인들이 날아다니는 쟤들 조상을 가리키며 새- 한 것도 같아서

한참을 하하하하 웃었다

그렇게 웃다가 보니

호수도 햇볕이 내리쬐어 따뜻해지고

기분도 한결 가뿐해져서

벤치를 박차고 산책을 나갈 수 있었다

 하 새 하하하하하 새 하하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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