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날이 있잖은가 어떤 말이 특별해 보이는 날이
그냥 벤치가 보여서 털썩 앉았다
벤치 앞의 호수는 너무 차고 나무들도 앙상해서
괜히 우울해지는데
저어기서 새 한 마리가 날개를 퍼얼럭 하며 물 위에 앉았다
신기해서 어 새다 한 마디 뱉었는데
새라는 말이 갑자기 우습다
하하하하하 새 하하하하하
쟤는 왜 하필 새야 하하하하하
새라는 말이 이가 없어 발음이 새는 할아버지가 하는 말 같고
아주 옛날 원시인들이 날아다니는 쟤들 조상을 가리키며 새- 한 것도 같아서
한참을 하하하하 웃었다
그렇게 웃다가 보니
호수도 햇볕이 내리쬐어 따뜻해지고
기분도 한결 가뿐해져서
벤치를 박차고 산책을 나갈 수 있었다
새 하 새 하하하하하 새 하하하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