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의 하늘은 그럴듯하죠.
무슨 열심이었는지
차고지에서 처음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던 때가 있다.
새벽녘 첫 버스가
한적할 거란 예상은
15분 정도면
방심이었단 걸 알게 된다.
다들 어딜 그렇게 부지런하게 가는지
몇 정거장이면,
몇 자리 있지도 않은 버스는 가득 차고
듬성듬성 지친 팔을 들어
버스 손잡이를 잡는 손들이 늘어만 간다.
정거장에 도착해
가득찬 버스를 내려 걷다가
하늘은 보면
깜깜한 하늘이 그럴듯하다.
조금만 지나면 밝아질 텐데,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어둡기만 하다.
겨울에 눈이라도 온다면
꽤나 그럴 듯 한 하늘이 된다.
쏟아지는 눈이
깜깜한 하늘에 그득한 모습은
정말이지 특별하다.
그런 날은
몸이 조금 무겁더라도
마음이 조금 가볍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가볍다.
쫓던 닭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하늘,
그 자리에 닭은 없었어도 괜찮은,
하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