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쌀 식탁
이삼일 비 내려 배고픈 산하
골짜기마다 배곯는 소리가 마을에 흘러들고
햇살 쏟아지는 어느 아침
마당에 앉아 해쌀(햇살) 알갱이 줍고 있어요
하나라도 더 담고 싶어져
몸 주머니를 공작처럼 부풀려요
주머니에 담기는 해쌀은 새뜻하여
비눗방울처럼 손에 쥐면
와르르 무너질까 봐
주머니 안에 가만히 누이지요
감나무 이파리가 성큼 자랐어요 그가
가진 입을 모두 열어 누에처럼
해쌀을 베어 물고 있어요
넉넉하고 바지런한 조찬이지요
몸 작은 나도 잎을 벌려 한 움큼
해쌀을 씹기 시작해요
평소보다 오래오래
해쌀 차려진 식탁에 앉아있어요
나무처럼 팔을 늘이고
이파리는 하늘에 내놓고
제일 먼저
아침 박새의 해쌀 식탁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지저귐 듣고 싶어요
이파리 뒤 잎맥처럼
해쌀 먹으며 살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