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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재 Apr 30. 2023

시간(詩間) 있으세요?

오랜 벗


#오랜


한때 빛이었던  밖의 어둠도

시커먼 밤이 무서운 거다

짐승의 아가리처럼 밤이 입을 벌리자

불 켜진 창문 밖에 어둠이

부나방처럼 모여든다

가만을 열어

는 그들을 들인다

어둠은 책장 안 책 사이로,

문장 안 단어들 사이로,

옷장 서랍 올올한 바늘길 사이로,

스며든다

가라앉는다


방안엔 어둠이 곳곳에 깃들어

동그라니 눈만 끔벅이고 있다


오늘은 페이지마다 박혀있는

어둠의 한때 밝음을

찾아 쓰다듬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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