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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탁건 Jan 21. 2019

돈 쓸 줄 아는 아이의 경제 독서

저축, 소비, 기부, 투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족을 꼽으라면 단연 유대인입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1,400만 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세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러고 보니 궁금해지는 것이 생깁니다. 그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의 경제 교육을 시키고 있을까요? 


유대인들은 자녀가 유년 시절부터 경제교육을 가르칩니다. 스스로 가계부도 적게 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지 분석도 합니다. 저축을 통해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도 가르칩니다.

아이의 욕구를 미리 만족시켜 주지도 않습니다. 불만족으로 만족 지연의 훈련을 합니다. 아이가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합리적이지 않을 때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아이는 안 되는 것이 있음을 알고 거절을 견디는 힘을 길러 나갑니다. 


카세 히데아키의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의 성공법>에는 유대인들이 어린이에게 자주 들려주는 격언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책과 옷을 동시에 더럽혔으면 먼저 책부터 깨끗이 닦아라.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은 외우기 위함이 아니다. 몇 번씩 복습하는 사이에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은 좋은 학생이 될 수 없다. 사람은 탐욕적으로 배움을 탐해야 한다.


*만약 눈앞에서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토라(유대인의 경전)의 모든 가르침을 순식간에 채득 시켜준다고 해도 이를 거절하라. 인간에게 배우는 과정은 결과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노력을 통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은 경제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트에 가면 이것저것 다 사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힘들어지곤 합니다. 

우리 집에는 작은 방 하나가 아이의 장난감 방이 되어버렸습니다. 떼쓰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혹은 애교를 부리며 사달라고 조르는 스킬에 넘어간 것이 방 하나를 가득 채우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가 자라게 되면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곤 했습니다. 

정작 돈은 소중한 것이고 돈을 가지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른 채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면 좌절해버리는 아이가 될 것만 같았습니다. 유행하는 옷은 다 입어야만 하고 친구가 가진 최고급 스마트폰은 나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경제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막막합니다. 뜬금없이 아이에게 가계부를 쓰라고 하기엔 어디서부터 시켜야 할지 감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나부터 가계부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아빠는 하지 않으면서 왜 나보고만 하라 그래?” 이런 말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가계부를 가르치기 위해 어플을 다운 받고 나름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평생 써보지 않은 가계부는 내게 어려운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래서 습관이 중요한가 봅니다. 내가 하지 않는 일을 아이에게 시킬 수 없어 독서를 통한 경제 교육을 시키고자 알아보았습니다.


내 아이의 경제 교육을 위해 처음 선택한 책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보이는 겉모습보다 그 속에 숨은 가치를 알아보는 판단력이 중요함을 배우게 됩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장담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지도 배울 수 있고, 겸손하고 신중하게 살아야 함도 배울 수 있습니다. 더불어 돈을 이용해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선택한 책은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였습니다. 이 책은 어린 딸아이가 이해하기엔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하였지만. 이 역시 어른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소중함,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실천해 나가는 것의 의미, 절약과 저축의 힘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많은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이 외에도 많은 종류의 책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딸아이에게는 돼지 저금통이 네 개 있습니다. 그 저금통에는 아이가 직접 돼지들의 이름을 써 놓았는데, 저축, 소비, 기부, 투자 이렇게 네 마리입니다. 

아이에게 용돈이 생길 때마다 원하는 곳에 넣게 합니다. 그럴 때면 항상 저축, 소비, 기부, 투자 이 네 가지가 가지는 의미를 한 번 더 설명해줍니다. 아빠에게 투자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아요. 아빠가 주식에 투자해서 불려 주겠다니 믿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뒤늦게 돈 쓰는 재미를 알게 되어 모든 돈은 죄다 소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다행인 건 아직 많이 쓰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고, 불안한 건 크게 한 방 지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내 아이의 경제 교육은 아빠가 책임지고 가르칠 생각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은 조기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도 ’어린이 경제교실‘이 생기기도 하고, ’어린이 경제기사‘가 신문에 실리기도 합니다. 


시대적 흐름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돈의 가치관을 심어주는 경제 교육의 필요성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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