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심심한 근무시간

산중 고개 넘어 가는 길, 본사

by metel

내 나이 마흔 넷, 곧 다섯.


IT기획자, 차장, 실무자.. 어쩌다 생긴 지루하고 지루한 쉼의 시간.


일에만 허덕대다.. 이렇게 강제로 주어지는 나만의 시간을 막상 마주하고 보니

참 할일이 없다. 공부할것들 정리좀 해봐야지.. 그것도 두어시간. 공부는 안하는걸로!

요즘 볼만한 책은 없나.. 교보문고랑 알라딘 두어시간.. 집에 사다 두고 안 읽은 책이 생각나.. 그것도 그만하는 걸로!

브런치에 글이나 좀 써볼까.. 그것도 하루.


연말이 다가오니 다이어리 구경 좀 해볼까..

에이.. 됐다. 회사 다이어리가 최고지.


버킷 목록을 적어볼까?

그렇지.. 30대에는 꿈목록을 참 많이도 적었었지. 그때 그 목록에 뭐가 있었더라...

빨간 구두 사기. 그랬지.. 난 아직도 빨간 구두를 사지 않았다. 사도 신지 않을걸 알기에.. 사지 않는다.

참 가슴 설레어가며 적었던 꿈목록. 이젠 가슴이 설레이지 않는다...


삶에 만족하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이제 뭔가를 가지고 욕심내기엔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가지지 못할것을 탐하는 고통이 두려운 것일까?


삶이 점점 반복된다. 이제는 꿈조차 꾸지 않는다. 가슴이 설레이지 않는다.

난 참 많이 가졌고, 이제 더 이상 가지고 싶은것을 꿈꾸기에는 나의 한계치가 이미 정해진 것 같다.

여기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니 꿈꾸는건 귀찮은 일이다.


슬픈일이다.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슬픈일이라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당연한 일인것처럼.


그렇다. 가진 것을 적어보아야 겠다. 그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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