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맛 목캔디

각박한 세상인데, 나도 그 세상의 하나 입니다.

by metel

남편의 고함소리에 일어났다.

'자기야, 7시 20분이야~'


순간 멍했다. 응? 오늘 휴일인가? 뭐지?

너무 늦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세수만 하고 바로 튀어도 지각 할까 말까 한 시간이다.

프로젝트 나가있으면 PM님께 문자 한통 날리고 그냥 천천히 갔겠지만.. 본사출근이라 신경쓰이고 긴장된다.


세수만 하고 후다닥 옷 갈아입고, 엘리베이터에서 대충 화장하며 급한 출근길에 나섰다.

다행히 시청역에서 바로 택시를 타서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


택시기사님이 내 기침소리에 사탕 두개를 건네 주셨다.

목캔디인가.. 캬라멜인가... 예쁜 연보라색 포장지에 쌓인 사탕 2개.

감사했지만 차마 먹을 수 없었다.

그.. '차마 먹을 수 없는 마음'이 어찌나 죄송하고 눈치가 보이든지.

기사님이 혹시나 나에게 지금 먹으라고 말하면 어떡하지?

이 감사한 선물을 의심의 마음으로 받는것이 영 불편했다. 택시를 타고 오는 내내..

옆집에 맘씨 좋은 아저씨 느낌의 외모. 말투.

기사님은 내게 사탕을 줬을뿐, 먹으라고 권하지는 않으셨다.


(영화를 보면 저걸 왜 바보같이 먹을까 싶은 뻔한 상황에 짜증이 나는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지 않은가. 아저씨가 한번더 권했으면 바로 먹었을것 같다. 남의 성의를 의심으로 받는 나의 불편한 심기때문에)


사무실에 와서 앉자마자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다.

너무나 달고 맛있는 딸기맛 목캔디였다.

그렇게 쌔하지도 않고 너무 달지 않아서 끈적거리지도 않는 너무나 맛있는 목캔디.


이제는 맛있어서 내 맘을 불편하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어차피 사는 삶, 더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