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아주 사소한 부분들을 쌓아가는 것

□ 카페 '클레'에서

◇ 어떤 카페가 좋아 자주 드나들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카페 기둥에 흰색 페인트를, 화장실 문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게 마음에 들었던 거다.
사실 그 색이 좋아 카페의 분위기가 좋고
심지어 커피맛도, 주인장의 얼굴까지도 좋다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아주 사소한 부분들을 쌓아가는 것이다.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
R이랑 늘 보는 빌딩 로비에서 만나 주변을 산책했다.
요 며칠 날씨가 좋아 마치 늦가을 저녁의 산책처럼 어슬렁 거리며...
오늘은 우리들의 신년회. (1월 1일에 봤으나 그땐 번개)
"어디로 갈까?" 나는 내가 며칠 전에 발견한 '닭 한 마리' 집을 얘기했고, R은 나를 따라왔다.

그냥 지나치며 봤을 땐 한식풍이었는데 생각보다 모던한 분위기의 가게였다.
'닭 한 마리' 시켜서 끓여먹고, 칼국수 면을 시켜 후루룩 먹었다.

나는 R을 만나기 조금 전에 읽고 온 '시' 때문이었는지 자꾸 R의 눈썹에 시선이 갔다.
'그렇다고 내가 당신의 눈썹을 따라 움직이는 벌레가 되어 푸른 하늘을 갉아먹지는 못하지.'
그냥 R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기분 좋다!

**
다시 산책.
우리 동네인 성산동에서 동교동, 연남동까지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참 많다.
집 근처 말고는 주변을 그렇게 다니는 편은 아니어서 건성으로 지나쳤었는데
R의 집 근처에도 예쁜 카페가 많았다.

몇 군데를 물색해 보다가 R이 이끈 곳은 모던풍의 카페.
전에 여자구두를 팔던 집이었다고 했다.
첫 방문이었으므로 사진을 찍었는데 (찻잔 위주로 찍느라고 전체 분위기를 못 찍음) 참으로 예쁜 가게였다.

***
우리도 흰 벽에 대해 얘기했다.
R은 벽에 묻어난 그을음까지도 예쁘다고 했다.
그리고 천정, 천정이 밋밋하지 않고 입체적이었다.
"저기가 좀 더 틔였으면 어떨까?"
R이 가리키는 천정 쪽을 보니, 정말 좀 더 틔였다면 시원해 보일 텐데 싶었다.

◇◇ 어제 우리가 갔던 음식점과 카페는
참으로 밝고 모던풍이었다.
우리는 그 공간에 있어서 그렇게 따스하게 느껴진 걸까?
따사로운 공간에 갔기에 우리에게 온기가 전해 져왔던 걸까?
- 2014년 포스팅. 세월은 쏜살같이 가네. 벌써 5년 전?

* 사진은 카페 클레. 지금은 카페 이름도 주인장도 바뀌어 분위기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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