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갤러리

사물의 초상 - 物, 물끄러미

□ 사물의 초상, 그리고 나 (0108)

★ 정용남 개인전
物, 물끄러미
사물의 추억
* 장소 : 학아재 미술관
** 일시 : 2016.1.5 - 2.28 (월요일 휴관)

◇ 詩에는 무슨 근사한 얘기가 있다고 믿는
낡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詩에는
아무것도 없다
조금도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生밖에.
(하략)
- 오규원, 「용산에서」 中에서

문득, 오규원 시인의 이 시가 생각났다.
오 시인이 시에 생이 살아 있다고 말한 것처럼
정용남 작가의 드로잉에도 생이, 일상이 살아 있다.

'사물의 초상화'---
싱싱한 것은 싱싱한 대로
무르익은 건 무르익은 대로,
부풀어지고, 사그라가는 것들,
오롯이 빛나는 것들,
점점 낡아지면서 다르게 변해가는 것들,
그래도 본질을, 본성을 잃지 않는 것들...

작가는 물끄러미 바라본 사물의 표정을
담았다.
무심한 듯 나직이 속삭여오고, 북돋아주고,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고, 안아주고,
서로가 응대하는 순간, 순간을 섬세하게 되살려준다.

전시장 안의 공기가 우리 사이를
따스하게 아련하게 감싸 안는다.
'사물의 삶' 속에서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나의 초상'을 발견할 수도 있다.

※ 전시는 2월 28일까지 계속됩니다.
-벌써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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