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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Jul 13. 2022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거대한 럭스는 방해물마저 찬란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나에게도 닿은 그 선한 영향력에 감복하면서도, 반쪽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을 때 혹은 온몸이 하늘에서 자취를 감출 때를 반추하게 된다. 그저 자기 원리대로 돌아다녔을 뿐인데 우연히 나에게 그림자를 보이던 시기, 나는 한낱 그림자를 멋대로 속단하여 깊은 충돌자국을 남겼다. 그러나 원체를 깨달았을 때 달은 이미 세상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찬란함이 너무 빛나서 차라리 눈이 멀기를, 그래서 어떤 달이나 행성도 감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를 바라다가도, 자신의 어둔 모습에 눈물 짓는 건 나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내 미약한 럭스나마 만물에 보태기를 바라는 조그만 이타심이 가끔 자랐다. 보름인 오늘이, 다행히 그 가끔인가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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