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 받아놓은 어젯물을 미처 다 마시지 못 하고 새 하루를 맞는다.
오늘물을 채우기 위해 텀블러를 들었을 때 묵직함과 찰랑임을 느낀다. 어젯물은 꽤 상당하다.
곰곰한 생각 끝에 어느 날은 그냥 싱크대에 부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몇몇 화분에 분수 넘치게 물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은 어젯물을 마셔보기로 한다. 하루가 지났어도, 약간은 밍밍해도 물은 물이다.
어떤 것도 내일을 위해 남겨두지 못 할 때 물이라도 남아 있으니 사소한 행운이다. 어젯물은 흐릿하고 따뜻한 추억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