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일상] 한 신발만 신는 나, 괜찮나요?

루틴한 일상의 경종!

by 호호월드


스티브잡스는 뉴발란스 992를 즐겨 신었다고 하는데, 나는 어쩌다 보니 574 모델을 즐겨 신고 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운동화가 편하고, 브랜드 중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선택했는데, 아내는 한 가지 신발만 신는다고 가끔 농을 한다. 예전 회사를 다닐 때는 (나름) 출근 복장이라는 게 있어서 사무직들은 구두가 필수였는데, 지금 회사로 이직하고부터는 복장에 제한이 없어 편한 운동화를 신고 있다. 회사 갈 때도 이 신발, 주말에 외출 나갈 때도 이 신발, 지인들을 만날 때도 이 신발.. 이 신발만 있어도 가능한 이유는 주로 청바지에 셔츠를 입는 탓인 것 같기도 하다. 편한 걸 어쩌누ㅋㅋ


새 신발을 사야 할 때가 왔다. 한 신발만 신으니 짧게는 6개월, 길어도 1년 정도면 실밥이 터지던지 어디에 구멍이 난다. 처음에는 신발 귀퉁이 부분의 천이 얇게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구멍이 나는 과정을 밟는다. 주로 온라인 구매를 하는 탓에 그때그때 가격 차이가 심하다. 저렴하게 살 때는 4만 원대까지 가능했고, 평균 6~7만 원대로 정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클래식 모델이다 보니 재고도 많고, 찾는 이들도 많다 보니 많이 생산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가격도 다양한데, 그렇다고 해서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들어가 보면 특정 사이즈만 파는 경우가 많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저렴한 순서대로 하나씩 아쉬움을 토로하며, 다음 검색된 온라인쇼핑몰을 찾아 들어가 보면, 어느새 가격이 많이 올라가 있는 걸 알게 된다. 아쉬움ㅋㅋ (그래도 저렴!)


나는 주로 검은색 계열의 신발을 선호하는데, 아무래도 어디든 신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캐주얼 정장까지도 무난히 커버되기 때문에, 나름 활용도가 높다고 할까. 그런데 이번엔 조금 밝은 색으로 골라봤다. 코로나19로 회사 가는 횟수도 줄었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많이 없기 때문에 신발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고삐가 풀린 탓도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같은 모델인데도, 검은색 계열이 20%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걸로 선택했다. 한 신발만 신는 나에게, “이번엔 색이라도 한 번 바꿔 보라”는 아내의 제안도 큰 역할을 했다.


새 신발을 신으니, 뛰어갈 듯 기분이 좋다. 어린 시절에는 명절이나 생일날이나 신을 수 있었던 새 신발을 요즘에는 언제든 사고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편하게 온라인 구매도 할 수 있으니, 시대가 변하긴 많이 변했다. 자신만의 코디와 감각을 기르는 것도 경쟁력인 시대에, 쳇바퀴 도는 듯 앞만 바라보고 사니, 매일 똑같은 옷만 입게 되고, ‘나의 개성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자성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덧, 이 모습이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듯 하기도 하고.


대학 다닐 때는 여러 대외 활동을 하면서, 다른 학과, 다른 학교 학생들도 다양하게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직장생활을 하니 확실히 그 범위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직장동료들이 가족보다 더 많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걸 보니,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 싶다. 이렇게 외부적인 요인에 많은 것이 결정되고 제한되다 보니, 답답한 마음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한 동안 뜸했던 책을 다시 손에 잡았다. 주로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인데, 그 중에서도 단편소설 수상집에 빠져있다. 어쩜 이리도 평범한 일상을 자신만의 문장과 시각으로 표현해 내는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을 하고, 손바닥을 책상에 치게 만든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야.'


한 가지 신발을 사면서,.. 루틴해진 일상을 보내면서도 전문성이 쌓이리라는 나의 생각과 바람은, 책 속에서 만난 여러 사연과 이야기 속에서 처참히 깨진다. 이번에도 역시 같은 모델의 신발을 싣고 있는 나를 보면서, (그래도 다른 색의 신발을 사지 않았냐는 자기 합리화를 깨지도 못하고) 나는 왜 다른 신발을 찾아보지도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다음에는 완전히 다른 신발을 살 수 있을까? ㅋ


정체성을 갖는 것과 일상을 벗어나는 것, 가능하기나 할까?



https://www.youtube.com/channel/UCFyrOEnvcA74HslYdPU5iLg?view_as=subscriber

su tv도 놀러오세요~♡


@호호월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