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교정 벤치에 앉아 한동안 머물러 있습니다.
친구로 보이는 또래 친구들이 잠깐씩 여럿 머물다 떠나갔지만 아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아이가 벤치에 자리잡을 때가 10시 다시 그 아이가 눈에 들어왔을 때가 3시반쯤이니까 5시간 반이란 시간이 흐른 뒤입니다.
처음 그 아이를 봤을 때 느꼈던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걱정이란 감정이 앞서 아이를 주시하게 됩니다.
잠시 아이의 모습에 제 눈과 마음이 머뭅니다.
급하게 메모를 쓰고 주섬주섬 몇 가지만 챙겨들고 아이가 앉아있는 벤치로 향해 발길을 옮겨 아이의 곁에 머물며 챙겨간 물건들을 조용히 내려놓고 다시 발길을 옮깁니다.
제가 챙겨간 물건들을 내려놓고 온 뒤 아이는 벤치에서 일어나 3층에 잠시 들려 '감사합니다...'라는 쓰여진 메모 하나만 전해주고 갔다고 합니다.
다들 제가 메모지에 무슨 마법의 메시지를 썼기에 아이가 돌부처처럼 5시간 반씩이나 움직이지도 않았던 아이가 움직이게 되었을까 의아해했지만 정말 별 거 없었습니다.
메모지에는 '젖어서 차가워 보이는 소맷부리 때문에 맘이 아프네요. 손수건이 필요한 거 같아 손수건 빌려드려요. 손수건은 제 작은 선물이예요. 울고 싶을 때 우는 것도 용기랍니다.'라는 메모를 해서 손수건과 함께 전해준 게 전부였습니다.
사실 3층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제 눈에 들어 온 것은 딱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심하게 흔들리는 아이의 어깨와 또 하나는 들키고 싶지않은 듯 눈물을 닦아대는 손맷부리..
아침부터 아이는 좁든 넓든 자리잡고 펑펑울고 싶은 안전한 공간과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않고 섣부른 위로도 필요없는 자신만의 공간
그리고 울 수 있는 자신만의 용기만. 필요했는가 봅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않은
누군가의 섣부른 위로도 필요없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울 수 있는 용기만이
필요한 오늘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