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by 꼬마비 리즈

특강 가는 아침...
중요한 자료에 끄적거려 놓고 지우지 못한 낙서를 발견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연필로 내 마음을 끄적거려 놨던 건데...

하필 이렇게 중요한 자료에 끄적거려 놨을까?

'두리번두리번...'

연필로 끄적거려 놨기에 지우개를 찾고 있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우리 집에 학생이 둘이나 있고 끄적거리기 좋아하는 내 취미생활로 지우개가 있을 법도 한데 보이질 않는다. 조금 있으면 나가야 되는데 마음은 불안함으로 가득 차 오른다. 지우개가 있을 법만 한 곳을 다 뒤지지만 보이지 않는다...


휴~~ 잠시 멍 때리며 포기하려고 하는 순간 내 눈에 지우개가 들어온다.
포기하고 나면 뭔가 보이는 법. 그동안 나를 애태웠던 마음을 담아 온 힘을 다해 '싸악 싸악....'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써봐도....

안 되겠다. 포기~~
다시 출력할 수밖에 없기에 컴퓨터를 켜고 잠시 출력하는 도중 또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다.


아무리 지우려고 노력해도 지울 수 없을 때가 있고,
아무리 지우려고 노력해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고,
아무리 지우려고 노력해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 있고,

아무리 지우려고 노력해도 그 흔적은 남는가 보다.

연필로 끄적거려 놓은 것도 이렇게 자국이 남는데,
하물며 마음에 끄적거려 놓은 것들은 어떨는지 생각하고 보니 내 마음속에 끄적거려 놓은 수많은 것들에 대해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끄적거려 놓았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미안함이 내려앉는다...


오늘은 왠지 많은 것들로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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