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며 6년의 시간을 함께한 고든세피아...
6년을 같은 곳에서 늘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봄소식을 알려주고, 이쁜 꽃으로 내게 즐거움과 행복함을 주던 아이의 분이 그날따라 비좁아보여 분갈이를 해주었다. 6년동안 뿌리를 단단하게 내려 이 아이도 힘들겠구나 싶어 나름 잘 달래가며 집을 옮겨주고 물도 주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요 몇일 바빠 고든세피아 화분에 눈길을 못주고 지냈는지 그 아이가 언제부터 시름시름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에 마주한 고든세피아의 나뭇잎이 힘없이 쳐저있고 파릇파릇했던 나뭇잎의 색이 변해버린 모습을 보니 마음이 내려앉는다. 잠시 먹먹하다.
고든세피아의 나뭇잎이 늘어진 모습 사이로 아팠던 내 모습이 겹친다. 분갈이로 변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아이의 모습은 사랑으로 혹은 가족으로 혹은 일상생활의 변화로 인해 변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내 자신의 선택으로가 아닌 타인의 선택으로 그곳에 던져진 후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사람의 모습 아니 내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아프다.
내가 원해서가 아닌 나를 위한 배려인것 처럼 내 인생에 들어와 내 삶을 송두리채 흔들었던 기억, 나를 위한 선택인냥 이야기했지만 자신만을 위한 선택에 휘둘렸던 기억이 올라와 나를 아프게 흔든다. 언제쯤 이 아픔을 담담히 마주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타인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고 담담히 내 삶을 걸어갈 수 있는 하루하루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