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잡담 2 |
아이가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오늘 학교 가기 싫어! 공부도 하기 싫어!”라고 말하면서 지가 방으로 휙 들어가 버렸다.
이럴 때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리고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하려고 할까.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 공부도 해야 하고…”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들을 네 귓가에 널어놓을 것이다.
최대한 이 아이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하다 하다 안되면 화도 내고.
고집부리는 아이에게 끌려서는
조바심에 마음이 활활 불타다가 결국 재만 남을 수도 있다.
단순한 조언과 설득으로 순진하게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네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함께 정답은 이러하니 너는 따라야 한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그 아이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지.
‘단선적 사고’ 외에는 가능성이 없는 내 생각의 빈약함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시간이 지나야 깨닫는다.
문제의 핵심은 ‘무엇을 말해 줄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나의 태도는 무엇인가?’에 달려 있었는데
나의 태도는 경직의 수준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꼴이다.
아이는 수많은 원인과 과정의 결과에서 드러난 감정을 이야기한 것임에도
그 많은 것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공감하지 못한 채, 설득의 언어로 이야기할 때 이 얼마나 공허한지.
지금까지 과정에 대한 칭찬이 필요한 것인지,
친구와의 관계에서 오는 억울함의 문제인지,
과제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된 것인지,
오늘은 자신이 싫어는 과목이 있어서인지.
더는 말하지 않은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볼 여유와 틈조차 없었던 것을 반성한다.
너는 게으르지 않으며, 모자라지도 않은데.
자꾸 어떤 말을 해 줘야 할 것 같은.
지금 너의 행동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쏟아내는 것이 좋은 줄만 알았던 시간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그래 그냥 오늘은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