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아빠의 소확행

by 초봉

'트렌드 코리아 2018'에 언급된 트렌드 중 하나인 '소확행'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정도로 해석이 된다. 육아라는 것이 잘하더라도 큰 칭찬을 듣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녀가 눈을 뜨고, 뒤집고, 기고, 서는 등의 발달과정을 보는 것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주고, '엄마'라고 불러주는 등 상호작용이 있기에 그 힘든 과정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감정들도 있겠으나 나는 녀석을 키우며 너무도 소소한 행복이라 조금 지나면 잊을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너무도 소소하고, 사소한 일이지만 웃음이 나는, 나 조차도 왜 웃음이 나는지 모르는 그런 순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유를 적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나, 녀석의 젖병과 젖꼭지를 다 씻어, 건조대에 올려 놓으면 모든 일을 마친 사람처럼 기분이 좋다
둘, 녀석의 긴바지가 돌돌 말려져 녀석의 무릎까지 올라갔을 때, 녀석의 통통한 종아리를 보면 기분이 좋다
셋, 녀석이 잘 때 주먹을 꼭 쥐고 있으면 무슨 밀가루 빵 같아 보면 웃음이 난다
넷, 녀석에게 장난감을 줄 때 손보다 입을 먼저 내밀 때 금붕어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섯, 녀석이 로봇청소기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이 좋다
여섯,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섰을 때 녀석의 변냄새가 나면 쾌변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좋다
일곱, 녀석이 아주 신 과일을 먹고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여덟, 녀석이 낯선 사람을 봤을 때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웃음을 지을 때 기분이 좋다
아홉, 녀석의 목욕을 마치고 들어올릴 때 늘 미소를 지어주기에 나도 기분이 좋다
열, 녀석이 자신의 사진을 보고 미소지을 때 나도 같이 미소가 지어진다

물론 이것보다 더 많은 소소한 행복이 있을 수 있고, 그런 것들도 나중에 다시 기록에 남길 예정이다. 큰 행복보다는 지속적인 행복이 더 감사한 것을 알아가고 있어 와이프에게도 녀석에게도 참 고마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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