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태어나기 전 나는 '아기는 하루하루 다르다'는 말은 과장이 심한 말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녀석이 성장하는 과정을 매일 보고 있노라면 정말 하루하루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제는 10번 해서 1번 정도 시도한 행위가 있다면 오늘은 10번 중 5번을 성공시키고, 내일은 10번 모두를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면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부모마음을 아프게 하는 녀석에게 생긴 상처도 하루하루 다르게 회복되는 것도 무척 놀라웠다.
아주 어릴적부터 녀석은 많이 풀어 놓고 키웠다. 어려서부터 그랬기에 녀석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잠잘 때 뒤척임은 많지만, 움직임은 힘이 있고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잠잘 때의 뒤척임과 강한 움직임은 종종 녀석의 얼굴에 상처를 만들곤 했다. 또한, 점점 커지는 녀석을 씻기기 위해 나도 모르게 힘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녀석의 몸은 붉게 물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아침에 걱정을 했던 상처는 내가 퇴근을 해서 집에 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곳곳이 붉었던 녀석의 몸은 어느새 원래 피부색깔로 돌아가 있었다. 30대 후반을 바라보며 예전과 달리 회복이 빨리 되지 않는 내 모습과 녀석의 모습이 비교되어 참 부럽고도 부러웠다. 예전에는 '어휴 그렇게까지야...'라고 생각했던 태반주사, 태반크림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녀석은 잠들 때 꼭 손을 빤다. 그 버릇 덕분에 녀석의 입술 양쪽은 연지곤지를 찍은 것처럼 늘 붉은 상처가 있었다. 평소 무던한 나였지만 그 붉은 상처는 조금 신경이 쓰여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했고, 평소 차(tea)에 조예가 있던 와이프는 '루이보스'를 처방하였다.
루이보스로 녀석의 분유를 타 먹이기 시작했고, 짐승같은 회복력을 가진 녀석은 단 이틀만에 양쪽 붉은 상처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이 되었다. 정말 놀랍고도 놀랍고도 놀라운 일이였다. 그리고 나는 또 부러웠다.
몇 살 때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서리에 찍혀 내 눈 옆에는 자그마한 상처가 있다. 아주 어릴적에 다친 상처인데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크게 다친 것 같다. 나는 녀석에게 그런 흔적을 남겨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더 녀석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