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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May 15. 2016

#10 베트남 여행기

세날 - 다섯


 - 사파 타운


오토바이에서 내렸던 장소 바로 옆에 교회가 있어 한 번 들어가 봤다.

딱히 별다른 건 없었다.

신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하루하루 정말 감사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를 했다.



교회에서 나오자마자 누군가 나를 부른다.


아까 깟깟마을까지 나를 데려다준 오토바이 아저씨다.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손톱이 엄청 긴데 자를 시간이 없어 그런 건가...?)

나보고 돈을 내란다.

깟깟마을까지 데려다줬으니 3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사파 타운 광장에서 깟깟마을까지는 오토바이로 정말 2~3분 거리밖에 안된다.

  3달러도 엄청나게 많은 금액이다.

  여행자를 상대로 가격을 엄청 높게 부른 것이다.


안된단다. 

자기는 원래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5달러를 달라고 했으니 무조건 5달러를 받아야겠다고 한다.

내가 분명 오전에 깟깟마을까지 데려다줬을 때 3달러를 주려고 했는데 그가 거절했고 나보고 데리러 온다고 했을 때, 내가 나는 거기 쩍으로 안 갈 거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5달러...?


정말 기분이 나빴다.

3달러와 5달러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누구는 먼 길을 데려다주고 3달러 정도를 받는데 내가 5달러를 주니 정말 감사를 표하는 반면, 왜 이 아저씨는 2~3분 거리를 데려다주고 5달러를 받으려 하는가?


내가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저는 아까 깟깟마을에서 내렸을 때 3달러를 드리려고 했지만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분명 저는 다시 되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3달러도 굉장히 높은 금액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결국 3달러로 합의를 봤다.

다른 사람들도 조심하기 바란다.


사파 광장에서 깟깟마을까지는 정~말 가깝다!!!!

걸어보지는 않았지만 10분 정도면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일도 있구나'하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옆에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뭐가 뭔지 모르니 하나 집어먹어도 되냐고 묻고 먹어보았다.

음... 새콤달콤하니 맛있다.


과일을 달라고 하니 1kg을 준다고 한다.

왠지 너무 많을 것 같아 300g만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과일을 봉지에 담고 저울로 재서 정확히 300g에 맞춰서 주신다. (덤은 없었다.)

그리고 3만 동(1,500원 정도)을 달라고 하셨다.


정말 죄송하게도 지갑엔 2만 6천 동(1,300원 정도)밖에 없었다;;;

아주머니가 괜찮으시단다.



냠냠냠냠 하나씩 입에 넣으며 숙소로 걸어갔다.




 - 게스트 하우스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가니 아침에 방에서 봤던 외국인이 로비에 나와있다.


오늘 밤 10시에 하노이에 가는 야간 버스를 타는데 같이 갈 친구를 기다리고 있단다.

사파에서 트래킹을 하며 만난 친구인데 친해져 같이 가기로 했단다.

정말 동행이 쉽게 이루어지는구나!

나도 이번 여행이 끝나기 전에 동행을 시도해봐야겠다.


웃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폴란드에서 왔다는 이 친구는 회사에서 마케팅 부서에 있었는데 때려치우고 여행 중이라고 한다.


여행에서 느낀 것들, 주의해야 할 것들 등에 대해 조언해 주었다.

그리고는 서로 사파에서 있었던 일을 나누며 웃고 떠들었다.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로비로 나와 글을 쓰고 있었다.

여기 숙소 매니저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숙소 : '어디에서 왔어?'

 나   : '한국에서 왔어'

숙소 : '와 진짜??? 이민호, 박신혜, 송중기 나 다 봤어!!'


한국 드라마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나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잘 안다!

서로 자기 나라의 분단에 대해서도 설명했고(물론 베트남은 통일이 됐다.), 문화나 상황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서로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과거 포스팅한 것들을 바탕으로 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었다.




 - 저녁 식사


저녁 식사를 할 때가 되어 밖으로 나왔다.

이제 보니 숙소 바로 앞이 사파 호수다.


호수를 따라 걸으니 못 봤던 풍경들이 많이 보인다.

테니스장, 학교, 공원 등등 있을 건 다 있는 큰 마을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파 타운이 점점 구름에 잠긴다.

정말 '잠긴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살펴보니 호수를 사이에 두고 이곳 주민들이 사는 장소와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 장소가 있다.



사진으로 봤을 때 내 숙소가 있는 곳인 붉은색 지역이 관광객을 위한 지역, 노란색이 주민들을 위한 지역으로 보인다.

물론 노란색 지역에도 관광객들을 위한 장소는 있다.


계속해서 걷다 보니 저 앞에 반미를 파는 가게가 보인다.

I Love 반미!



요번 반미도 2만 동(1,000원 정도)이다.


정말 반미는 가게마다 만드는 방식도 다르고, 넣는 재료도 다르고, 당연히 맛도 다르다!

기름 범벅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맛없는 반미는 없었다.


오늘 저녁도 역시 로컬로컬한 곳에서 하고 싶어 로컬 식당을 찾았다.


내가 생각하는 로컬 식당의 기준은 

 1. 영어가 잘 안 통한다.

 2. 외국인이 아예 없거나, 아주 조금 있다.

 3. 메뉴가 뭔지 모르겠으니 그냥 시켜야 한다.


1,2번만 만족시켜도 로컬식당으로 분류한다. (오직 내 기준!)


로컬식당에서 분차를 시켰다.

분차를 시킨 이유는 단지 '어디에서 들어본 것 같아서'이다.


솔직히 로컬 식당이 위생이 별로 좋지 않기는 한데 현지인이 먹는 그대로를 느끼고 싶어 주로 찾는다.



맛은 새콤달콤하면서 고기가 들어있는 잔치국수와 비슷하다.

보이는 국물에 국수를 풀어서 먹는다.

라임을 짜서 넣으면 좀 더 상큼하다.




 - Love Market


게스트 하우스 매니저 Chin이 Love Market에 친척과 함께 갈 건데 동행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물론 거절은 하지 않는다.


Love Market(Chin이 그렇게 불렀다.)은 매주 토요일 저녁에만 열린다고 한다.

사파 타운 근처에 있는 다양한 부족의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공연을 한다고 했다.


걸어서 사파 타운 광장에 나갔다.

Chin의 친척이 가지 않겠다고 하여 친구들을 불렀다.


아래 사진에서 여자가 Chin이고 나머지 둘이 친구들이다.



Chin의 친구들은 나를 만나자 들고 있던 과일 한 바구니를 다 줬다. (Chin을 제외한 그녀의 친구들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과일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꽤 맛있었다!


고마움에 사진도 같이 찍고, 몽족의 공연도 봤다.

몽족의 여자들이 항상 들고 다니는 우산은 햇볕을 가릴 때 뿐만 아니라 전통 춤을 출 때에도 사용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남자들은 우산은 들고 다니지 않고 칼을 들고 다닌다.


사람이 워낙 많아 멀리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공연을 보고 광장 근처를 더 둘러봤다.

뭔가 'Love Market'이라고 쓰여있는 곳 주변에서 크게 뭔가를 하는 줄 알았는데, 마을 광장 주변의 모든 일들이 Love Market이었다!!


공연도 하고, 물건도 판다.

몽족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민족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있는데, 모자를 보면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사파에서 70%는 몽족, 나머지 30%는 다른 소수민족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해보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몽족이 사파의 경제력을 지니고 있을 것 같은데 아니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사파 타운에 자리 잡고 있던 민족이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Chin과 그의 친구들은 '틴(?)'족이라고 했던 것 같다. 아이폰도 쓰고 있는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민족이란다.)



재밌는 광경이 많았다.

마사지 샵은 다 오픈되어 있어 사람들이 마사지받는 장면을 밖에서도 다 볼 수 있다.

칼을 파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랜턴으로 빛을 비추며 바느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 사진은 술에 취한 아저씨인데 뭐라고 소리 지르며 슈퍼맨 자세를 취하더라.




 - 길거리 차 한잔


구경을 마치고 다 함께 돌아가고 있는데 Chin의 친구 중 한 명이 차를 대접하겠단다.

YAY!!


그리고 우리는 노상에 있는 목욕탕 의자 차집에 갔다.



물담배를 하고 있어 나도 도전해보려고 했지만 바로 실패했다.


한국말도 조금 가르쳐주고, 질문에 대답도 해줬다.


둘 다 27살인데 지금은 사파에서 버스 요금을 받는 조수로 일하고 있단다.

약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행동을 하긴 하지만 지켜보는 나는 그저 웃기기만 하다.


베트남 전통 차를 4잔 시켜 각각 한잔씩 마셨다. 

안주는 해바라기씨다.


해바라기 씨를 먹는 방법을 가지고도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마치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다.


자리를 파하고 방으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며 맥주 2잔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더 큰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말이 안 된다.

나는 특별히 사교성이 좋지도, 친구가 많지도 않다.

그런 내가 이렇게 처음 보는,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그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 용기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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