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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May 04. 2020

퇴사일기 D-28 : 인수인계하는 방법

스타트업 개발자의 퇴사 일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인수인계! 근데 막상 인수인계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말씀해주시는 분들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인수인계 방식을 정리하고 실행해봤습니다. 목표는 2주 안에 인수인계를 마치는 것이었어요. 아 참고로 여기에서 제가 이야기하는 업무는 설명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실제와 조금 다를 수 있어요. 그리고 저는 아래 내용들을 노션을 이용해 정리했답니다.




1. 내가 담당한 업무(직접적 + 간접적) 나열하기


 먼저 인수인계를 해야 할 항목을 직접적인 업무와 간접적인 업무로 나열해 주세요. 이 단계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업무라도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며 다 나열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각 항목에 대해 너무 구체적으로 작성하기보다는 간단하게 제목만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주세요. 여기서 직접적인 업무와 간접적인 업무의 정의는 다음과 같아요.


직접적인 업무

  회사가 나를 고용한 주된 목적에 부합하는 업무들. 개발자는 '서비스 코드 작성' 혹은 '인프라 운영' 등이 해당합니다.

간접적인 업무

직접적인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들. '문서 작성', '사내 워크숍 기획' 등이 해당합니다.


업무 구분 예시



2. 리뷰가 필요한 업무를 분류하기


 1단계에서 내가 진행한 모든 업무들을 나열했으니 이번에는 분류할 차례예요. 저는 업무를 리뷰가 필요한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로 분류했어요. 리뷰가 필요한 업무는 인수인계 대상자와 시간 약속을 잡고 미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더 많아요. 저는 이미 다른 업무에 바쁜 여러 동료들에게 제 업무를 넘겨야 했기 때문에 시간 조율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동료와 미팅을 하지 않는 시간에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를 문서화했어요.


리뷰가 필요한 업무

1시간 이상의 리소스를 투자해 담당자에게 구체적으로 인수인계를 진행해야 하는 업무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

1시간 미만의 리소스를 투자하거나 기존에 작성한 문서를 공유하는 것으로 인수인계를 마칠 수 있는 업무

중단되었거나 여러 상황으로 인해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업무를 이미 가져간 경우


업무 분류 예시



3. 업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번 단계에서는 앞 단계에서 분류한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해주세요. 어떤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참고할 자료, 결과물의 위치, 인수인계 대상자 등등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야 해요. 만약 인수인계 대상자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면 이 단계에서 반드시 정해야 해요. 여기에서도 리뷰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에 따라 항목을 다르게 작성했어요.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

    1. 간단한 설명

    2. 결과물 혹은 진행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

    3. (개발자의 경우) 개발에 사용한 언어

    4. (이미 누군가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 현 담당자

    5. 왜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지

    6. 추가로 알아야 할,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


리뷰가 필요한 업무

    1. 간단한 설명

    2. 결과물 혹은 진행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

    3. (개발자의 경우) 개발에 사용한 언어

    4. 인수인계를 받을 대상자

    5. 추가로 알아야 할,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

    6. TODO 리스트 (최대한 잘게 쪼개서)


인수인계 내용 구체화



4. 스케쥴링


 본격적으로 업무 인수인계를 시작하기 전에 인수인계 대상자와 미팅 시간을 조율하는 단계예요. 여기서는 리뷰가 필요한 업무만 스케쥴링을 합니다. 인수인계 업무에 대해 리뷰 소요시간을 대략적으로 산정하고 대상자와 미팅을 잡아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퇴사자가 자신이 이전에 작성한 업무(코드)를 충분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인수인계 담당자와의 미팅 사이의 공백에는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 인수인계 업무를 정리하고 문서화하면 됩니다.


스케쥴링 예시



5. 인수인계


 이제 정말 인수인계를 하는 단계예요. 리뷰가 필요한 인수인계를 할 때에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여 양방향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해요. 처음 퇴사자의 업무를 100% 이해하고 넘겨받기는 힘들겠지만 인수인계를 받는 담당자가 퇴사자 없이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주어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퇴사자가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겠죠?

 리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는 간단해요. 기존에 작성한 문서, 코드 등을 인수인계 대상자, 혹은 팀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면 돼요. 아무래도 중요도가 높지 않은 일들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이슈 혹은 대응 방안 등등을 추가로 설명해 준다면 더욱 좋을 거예요.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끝인상도 정말 중요해요. 우리 삶의 그래프는 불연속이 아닌, 연속 함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리 회사나 동료가 싫더라도 '나는 프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완벽한 인수인계를 하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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