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백수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마 May 09. 2020

퇴사일기 D-0 : 떠나는 자의 뒷모습

스타트업 개발자의 퇴사 일기

 어느새 마지막 날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이니 만큼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보다 먼저 퇴사하신 분들은 주로 회사 사람들을 모두 모아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마지막 인사를 갈음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사보다는 뭔가 더 의미 있게 마무리를 짓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한 마지막 인사 혹은 선물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일회성이 아닐 것

2. 마음을 담을 수 있을 것

3. 가끔 내 생각을 하게 하는 것


 어찌 보면 퇴사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결정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화분'과 '손편지'였습니다. 그렇게 회사 근처 꽃집에서 작은 다육이 화분을 인원수에 맞게 구매하고 다이소에서 편지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동안이나 회사 동료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함께 일을 했던 사람에게는 할 말이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우연히 주워들은 이야기들과 평소 생활 속에서 느꼈던 그들의 이미지를 토대로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서른 명 이상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렇게 제 회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항상 무언가로 가득 차있었던 제 책상이 이렇게 텅 비어있는 것을 보니 싱숭생숭한 기분이 듭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 반 동안의 회사 생활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네요. 즐거웠던, 슬펐던, 힘들었던, 행복했던 기억들 모두 너무나 소중하여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일기 D-3 : 퇴사 프로세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