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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May 25. 2016

#29(마지막) 베트남 여행기

열한날 - 둘


 - 떠날 준비


메콩강 투어를 다녀오고 이제는 정말 떠날 때이다.


어제저녁 묵었던 숙소에 돌아가 맡겨뒀던 짐을 찾기 전 부탁을 해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짐을 짊어지고 나왔다.


베트남 TOMS 신발이 한국 가격의 거의 절반 수준 (20,000원 정도)라서 친구들이 꼭 사달라고 부탁을 하여 택시를 타고 TOMS 매장에 갔다.


매장에 가는 길 어제저녁에 만난 베트남 친구가 커피를 볶아서 갈아뒀다고, 8시에 가지러 오란다.

지금 시각은 6시.

2시간이 남았다!


친구들 신발을 사고, 바로 옆에 있는 점원이 추천해준 식당에 방문했다.

뭔가 엄청 유명한 식당인가 보다.


한국인들도 엄청 많고 바글바글하다.

게살죽과 게살 스프링롤을 주문했다.



다른 식당에 비해 가격은 약간 비싸다.

와.. 근데 진짜 맛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이렇게 맛있는 죽과 스프링롤을 먹어본 적이 있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버렸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돈 계산을 잘못한 것이다...


돈을 열어 지갑을 보니 남은 돈이 얼마 없다...

베트남 돈이 우리나라의 거의 20배나 되다 보니 착각을 한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선물을 뭘 사갈지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니...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공항까지 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돈이다...

하...


커피를 준다는 친구를 만나러 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1시간.

지금 있는 식당에서 그곳까지 거리는 걸어서 약 1시간.


그렇게 나의 걷기는 시작되었다.

와... 근데 정말 무섭다.

TOMS 신발 파는 곳이 약간 외곽에 떨어져 있어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한산하고 어둡다.

이 어두운 곳을 내가 걸어가야 한다...


와 진짜 어두운 곳을 걸을 때 베트남 사람들 대화 소리를 듣는 게 어찌도 무섭던지...

이러다 납치당하는 거 아닌가 하며 가방을 꼭 끌어안고 한 시간을 걸었다.


이게 웬 고생이라냐...


다른 사람들은 꼭!!!!! 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어찌어찌 친구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하니, 그녀가 이미 나와있다.


내가 걸어온 이야기를 해주니 나보고 바보 같단다.

'그냥 나한테 돈 빌려달라고 하면 되잖아! 나중에 갚으면 되는 거고!'


그리고는 자기가 직접 만든 커피를 건네준다.


Thank you Dang!

만난 지 2일밖에 안됐지만 이렇게 선물을 주는 사람.

아마 여행을 통해 만났기 때문에 만날 수 있었던 순수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내가 공항에 가는 가장 싸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우버를 타란다!!


우버 오토바이를 타면 2,500원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한다.

와!!!!!

택시보다 싸고, 오토바이 아저씨들보다도 싸다!!!

우버 찬양!!!!!!


그녀가 우버를 호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토바이 우버 기사가 도착했다.

우버 헬맷도 있다!!



그녀와 작별인사를 하고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약 30분 정도 걸렸을까?

공항에 도착했다.


44,000동(2,300원 정도)밖에 안 나왔다!

너무 기분이 좋아 5만 동을 건넸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우버!


그렇게 나는 베트남을 떠났다.





 - 여행을 마치며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먹은 순두부찌개다.

이 맛이 그리웠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여행이었다.

이렇게 행복한 순간들을 내가 누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행복했다.


많은 베트남 사람들, 그리고 여행자들이 돌려받을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호의를 베풀어줬고 도와줬다.


물론 누군가는 나를 이용하려 했고, 누군가는 나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경험이리라.


보는 여행이 아닌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하려 했다.


이번 여행은 선이었다.

선이 면이 되려면 무한히 많아야 한다.

즉 나는 하나의 선을 그었을 뿐이고 이 선이 다른 선보다 굵거나 이쁜 색을 가지고 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누군가에겐 내 여행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여행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서로 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 그렇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새로운 선들을 도화지에 그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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