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레드 클래스가 힘든 이유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왜 어렵냐 하면, 자기 속도로 요가를 할 때는 중간에 숨을 돌릴 수도 있고 힘든 동작을 일--이--삼--사--오 대신 일이삼사오! 후다닥 해치우는 날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드 클래스에서는 선생님이 "오"를 내뱉어야 동작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완. 투. 트리. 포. 파이브.
이것이 내가 느낀 샤랏지의 카운트인데 맨 앞의 (...)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자세를 만들고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그때서야 "완" 하신다.
마이솔 오기 준비의 일환으로 스톡홀름에서 레드 클래스를 주말마다 열심히 갔다. 사실 원~파이브 사이의 카운트는 나의 선생님과 샤랏지의 속도가 비슷한데, 앞의 (...) 공백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생각보다 엄청나다. 특히 나바사나 또는 우트플루티히처럼 버텨야 되는 동작에서 다리가 올라오고 한참 뒤에 나오는 "완"은 순간 원통한 기분이 들 정도다.
이런 선생님의 패턴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 전의 자세를 만드는 지시를 무시하고 "완"이 나와야 자세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void 상태의 카운트 하나를 남들보다 덜 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아마 레드 클래스에서 가르치는 멘탈게임을 제대로 학습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치팅은 스톡홀름 선생님이 자주 이야기하시는 것 중에 하나다. 선생님의 지시에 맞춰 자세를 만들어서 중간에 떨어졌다 다시 올라오는 것이 (물론 끝까지 버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첫 몇 카운트보다 늦게 자세를 만들어서 "파이브"까지 버티는 것보다 낫다고.
수련에서 중요한 것은 '다섯 카운트를 채운 것처럼 보이는가'가 아니라 '다섯 카운트를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했는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로지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장하기 위해 수련하니까. 그러니까 "(...) 완"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나의 진실함과 성실함에 대한 증명이며, 나를 단련시켜 치팅없이 정공법으로 세상을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