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어제 우리 회사 정리해고에 대한 내용을 썼는데 (https://brunch.co.kr/@ggool/94) 자기 직전까지 동료들과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의 매니저가 대상자로 해고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제 일기를 쓸 때만 해도 모두 살아남은 줄(?) 알았고 우리 매니저는 다른 동료의 질문에 답장까지 멀쩡하게 해 주었는데, 알고 보니 하루종일 회사 메신저에서 조용했던 이유가 그 자신이 대상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가 리포트하는 직속상사 격의 매니저인데 내가 마이솔에 올 수 있게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었다. Unpaid vacation 자격요건도 알아봐 주고 (결국엔 남은 휴가를 털어 올 수밖에 없었지만) 내가 내년에 복귀했을 때의 계획도 같이 상의해 주고 고마운 점이 많았는데. 왜 하필 내 매니저가 대상자가 되어야 하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힘이 든다.
사실 오늘은 처음 마이솔에서 마이솔을 하는 역사적인 중요한 날이었다. 그런데 매니저 소식을 듣고 도저히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가 새벽에 꾸역꾸역 일어나서 꾸역꾸역 수련을 다녀왔다. 집이었다면 90% 가지 않았을 텐데 오로지 마이솔에 있어서 갔다. 기분이 너무 처져서 일어나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괜히 마신 것 같다. 안 그래도 처음 겪는 분위기에 긴장 상태였는데 커피 때문인지 가슴이 너무 심하게 두근거려서 사바사나를 할 때까지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았다...
내 매니저의 행운을 빌어주는 마음으로 클로징 만트라를 부르고 오늘 수련을 마쳤다.
내일은 좀 더 산뜻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