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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Dec 06. 2023

후굴 싫다

12월 6일

마이솔에서는 웬만하면 드롭백 캐칭을 시킨다. 어제는 나를 잡아준 선생님이 내가 할 수 있는 줄 알고 계속 꼬리뼈를 위로 눌러줬는데 사실 나는 발목 캐칭을 해본 적이 없다. 더 전 단계인 우르드바 다누라사나에서 손을 걸어 들어와서 발 뒤꿈치에 손가락이 닿는 정도도 안 된다.


후굴 싫다. 내가 뻣뻣하게 태어나서.

요가를 한다고 하면 회사 사람들이 흔히 엄청난 후굴 동작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데 절대 아니다. 흑흑. 잘 못하기 때문에 요가를 시작하고 백밴딩에서 팔 펴기, 드롭백, 카포타사나, 하나하나 쉽지 않았다. 지금은 어떻게든(??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잘하는 분들만큼 자연스럽고 예쁘게 내려갈 수가 없다!!!



오늘은 샤랏지가 드롭백을 잡아주셨는데 캐칭을 시킬까 봐 무서워서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어깨를 다친 적이 있으므로 팔을 뒤로 잡아당기는 액션이 무서움) "I'll decide, don't worry"라고 하시고는 세 번 접었다가 내려오고 손바닥이 바닥에 닿자 계속 "Walk, walk"라고 하시면서 도무지 올라오는 사인을 안 주셨다. 숨이 턱턱 막히고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데 발 뒤꿈치에 기어코 손 끝이 닿고 나서야 놓아주셨다.

오늘 이렇게 해도 솔직히 기분이 대박 좋다기보다는 그냥 난 역시 후굴을 못 한다는 참담한 마음이 들었지만. 마이솔에서 몸이 부드러울 때 발 뒤꿈치 닿기를 연습해야 한다는 시그널인 것이겠지. 우선 우르드바를 좀 더 빡세게 해봐야겠다.


누구나 동작에 호불호가 있겠지만 오로지 특정 동작을 싫어하는 것보다 수련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같은 시퀀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니 어쩔 수 없다.

후굴... 될 테면 되고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다. 노력하되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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