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지금은 마트에서 산 스폰지 케이크와 집에서 내린 커피를 아침으로 흐뭇하게 먹으면서 쓰고 있다.
여기 마이솔에는 내가 스웨덴에 살면서 그리워하던 군것질거리를 많이 판다. 스폰지 케이크와 파인애플 크림이 들어간 비스킷! 미국과자!!! 심지어 포장에 한글이 쓰여있는 수출된 우리나라 과자도 보았다.
오리지널 스웨덴 과자는 오로지 감자칩, 젤리, 초콜릿 이렇게 세 종류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 이 암담한 다양성 속에서 한국사람으로 살기 쉽지 않다. 내 입맛에 익숙한 과자는 시내 아시안 마트에서 가끔 살 수 있지만 수입 과자는 말도 안 되게 비싸서 정말 어쩌다가 한 번 사 먹는다. 게다가 마이솔에 오기 전 두어 달은 저축을 바짝 하느라 비싼 과자는 손도 못 댔다.
스폰지 케이크는 스웨덴에서는 아예 구할 수도 없고, 가을에 베를린에 갔을 때 일본에 갔다 온 동료가 사 온 일본 스폰지 케이크를 운 좋게 얻어먹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나처럼 북유럽에서 오 년 넘게 산 한국인이라면 인도 슈퍼마켓에서 파는 과자를 쉽게 지나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요가를 하러 와서 과자와 빵을 주섬주섬 사모은다는 것이 conflict처럼 들리긴 하지만 나는 수련하고 남는 시간 동안 원고를 열심히 써야 하니까 뭐든 잘 먹고 매일 요가원 가고 열심히 원고 쓰면 된다!! 는 얼렁뚱땅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