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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혜원 Apr 19. 2021

성격검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편지, 딸에게

    

아침나절 네게 온 짧은 메시지가 엄마를 웃게 만들었단다. 왜냐고? MBTI 성격검사지에 나타난 너의 성격이 어쩜 이렇게 자로 잰 듯 딱 들어맞는지 싶어서지. 사실 네겐 성격검사의 신뢰도가 100% 는 아니라는 말로 약간의 부정적인 결과들은 상쇄시켜 보려 시도했지만, 그런 엄마 맘을 너도 곧바로 읽은 듯해서 머쓱하기도 했어.


엄마도 MBTI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성격검사나 적성검사를 아주 여러 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했었는데, 그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좋은 것은 취하고, 개선시켰으면 싶은 것들은 마음에 새겨두고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려 노력했던 기억이 있구나.


그런데 말이야, 지금까지 살아와보니 한 사람의 성격을 몇 마디 문장으로 단정 짓는다는 건 어쩌면 어리석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기도 해. 가끔 생소한 상황에 맞닥뜨려졌을 때,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어떤 다른 사람이 불쑥 튀어나오는 경험, 종종 하잖아. 그것을 규정 지워진 틀 안의 내 성격으로 해석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경우 말이야. 그럴 때 엄마는 이런 노래를 부르곤 하지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하고 말이야.


아무튼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하는 태도, 게다가 사람을 기쁘게 해 주는 타고난 능력이 있다는 성격분석만으로도 우리 딸은 무한 긍정으로 삶을 윤택하게 이끌 수 있을 거 같아 다행이구나. 성격의 좋은 부분을 더 다듬고 빛나도록 만든다면 나쁜 성향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사라져 줄 거야.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실은, 성격을 얘기할 때도 무리 없이 적용시킬 수 있을 테니. 이쯤에서 우리가 얘기하는 이런저런 성격도 결국은, 타인의 거울로 나를 바라보는 일 같아 가끔 경계는 해야 한다는 당부를 덧붙인다.


커버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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