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울긋불긋의 산란

by 초린혜원

'울긋불긋'이란 형용이 어디서 왔나 싶었다. 한잔 술에 불콰해진 아비의 얼굴이거나, 혹은 막 초례청에 들어선 그 옛날 새색시의 자태에서도 예의 '울긋불긋'은 읽힌다.


하지만 짙어질 대로 짙어지다가, 마침내 지워지는 가을의 山水 그중에서도, 비록 시간의 흐름에 몸을 내맡겼으나

지나왔던 순간순간을 일시에 발현하며 한 시절을 스스로 고별하는, 낙엽의 성스런 몸만큼 울긋불긋한 것이 또 있을까.

애초에 '울긋불긋'은 사랑스러우면서 화려화거나, 서로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야단스럽기도 하거나,

그도 아니면 어떤 절정에 다다른 모습이었겠으나, 오늘 거리에 흐드러진 '울긋불긋'은 아~! 그저 메마른, 서걱대는, 이별일 뿐. 가을, 그대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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