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하는 아들의 뒷모습
# 복귀하는 아들의 뒷모습
차 안에서 폭풍처럼 쏟아지는 아들의 눈물을 보았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입대할 때는 그저 약간의 긴장된 기색만 보였던 아이였는데, 복귀를 앞둔 지금은 이렇게 힘들어한다.
"크게 울어버려. 엉엉 소리내서 울면 좀 시원해지더라."
내 말에 아들은 더욱 격하게 울음을 터뜨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도 안쓰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이 순간을 담담하게 보내려 했었다. 하지만 마음이란 참 제멋대로다.
한참을 울고 난 아들이 코를 시원하게 풀고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려 구두끈을 천천히 묶기 시작했다.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전쟁터로 돌아가는 준비 의식처럼 보였다.
멀리서 리무진버스가 보였다. 아들이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며 인사했다. 그 순간 나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기사님이 말씀하셨다. "잘 데려다 줄 테니 울지 마세요." 따뜻한 위로였지만, 리무진버스의 문이 닫히는 소리는 차갑게만 들렸다.
길거리에 서서 한참을 멍하니 울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아들의 전화였다.
"엄마, 울지 마세요. 잘 지내다가 휴가 때 또 올게요."
목소리에 아직 눈물기가 남아있었지만,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스무 살 넘은 아들이 이제는 나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남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집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아들의 방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책상 위의 물컵에는 아직 물이 남아있었다.
군복무는 단순히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아파한다. 아들도, 부모도.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진다.
첫 입대 때의 긴장감과는 다른, 복귀할 때의 깊은 감정들. 이제 군 생활의 무게를 알기 때문일 것이다. 훈련병들과의 이별,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부담, 그리고 또 다른 성장에 대한 두려움까지.
아들이 떠난 자리에서 나는 다시 기다림을 시작한다. 휴가 때까지의 기다림, 전역 때까지의 기다림. 하지만 이제 그 기다림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처음에는 걱정과 그리움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성장에 대한 믿음도 함께한다.
아들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다가 리무진버스 안으로 사라지는 순간, 나는 그 안에서 한 뼘 더 자란 아이를 보았다. 울면서도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청년을.
매번 헤어질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강해진다. 아들도, 우리도.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의 의미가 아닐까.
오늘도 아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그를 믿고 기다린다. 언제나 그래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