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랑해
# 늦었다는 생각은 안하기로 했다.
형제자매는 태어나면서부터 한정된 사랑을 함께 나눠야 하는 관계라고 한다.
시간적 여유가 아무리 많다 해도, 사랑을 둘로 나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경쟁구도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둘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로울 때 이야기할 상대가,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되었기에.
그러나 형제자매 사이에 경쟁구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나 역시 5남매로,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했다는 것을...
그저 가난했기에 먹고 사는 문제가 곧 그들에게는 생존이었다.
아들은 공부 빼고 속을 썩이지도 않았다.
공부 머리가 없는 걸까? 잠시 생각 했을 뿐. 말하자면 바라는 것이 없었고 입을 열지 않았다가 맞다.
나를 좀 봐달라고 소리치지 않았기에, '잘 지내는구나' 했다.
생각해보니 한 번 더 함께 나가자고 할걸. 멀리 여행은 못 가더라도 도서관이라도, 영화관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아쉬움이 없는데,
한 동안 내 마음이 아파서 나를 돌아보느라고 좀 힘들었었다.
아이도 힘들었을 텐데...
아이는 좀 예민하다. 좋게 말하면 섬세하다는 것이다.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철저히 계획성 있는 아이는 아니지만, 태권도 할 때도 팔을 이렇게 뻗으라 해도 "왜?"라며 설명을 듣고 따라 했었다고 한다. 이해 안 가면 따라서 안 하고 서 있었다고 했다.
퇴근길에 데리러 가면 장기 두고 있었는데, 태권도보다 좋다고 했다.
이런 아이가 군대라는 곳을 갔으니,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했었겠지.
아빠로서
위로라고 해준 말이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야.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거"라는 말만 했을 뿐이다.
수료식 후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엉엉 울었을까.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번 휴가 때는 먹고 싶은 것과 여행 가고 싶은 곳을 알려달라고 했다.
늦었다는 생각은 안 하기로 했다. 그동안 채워주지 못한 부분을 지금부터 채워주면 된다.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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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사랑"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게 아닐까. 다만 우리가 그것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누군가 말했다. 지금부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