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아들, 엄마의 마음

아들과의 3박4일, 순삭이란 이런 걸까?

by 꼬야책방

# 아들과의 3박4일, 순삭의 기록


순삭이란 이런 걸까?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3박4일 휴가를 받은 아들이 집에 온다는 소식에, 마음은 벌써 한 달 전부터 들썩였다. 뭘 할까? 뭘 먹일까? 머릿속은 온통 아들 생각뿐이었다.


아들도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을 테니,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나름 계획표까지 써봤다. 엄마의 세심함이 발동한 순간이었다. 친구들과의 술약속도 있고, 개인적인 시간도 필요할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주말을 우리만의 시간으로 정했다. 오랜만에 함께 영화를 보고, 저녁엔 외식으로 특별하게 보내기로 했다. 디저트로는 여름 별미인 팥빙수까지.

계획만으로도 완벽했다.


아들이 집에 있는 3박4일 내내, 평범한 일상조차 특별했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서 폰을 보고 있는 아들의 모습, 냉장고 문을 열고 뭘 먹을지 고민하는 뒷모습, 소파에 다리를 쭉 뻗고 눕혀서 TV를 보는 자연스러운 모습들.

그냥 아들이 방에 누워만 있어도 안심이 되고 든든했다. 이상하게도 집 안의 공기까지 다르게 느껴졌다. 아들의 존재만으로도 집이 더 따뜻하고 생동감이 넘쳤다.

함께 본 영화에서는 중간중간 아들이 웃는 소리에 내가 더 즐거웠고, 외식하러 나간 식당에서는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내 배가 더 불렀다. 팥빙수를 나누어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은 그 어떤 고급 디저트보다 달콤했다.



그리고 오늘, 떠나는 날이 왔다.


아점을 함께 먹고 기차역으로 출발하기 전, 아들은 정복으로 갈아입었다. 군인이 된 아들의 모습이 의젓하면서도 왠지 짠했다. 자대배치가 되면 4~5개월은 못 나온다는 카더라 통신을 들었기에, 이 순간이 더욱 소중했다.


"사진 한 장 찍자."


정복을 입은 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찰칵. 보고 싶으면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마음속에도 사진기에도 고스란히 담아두었다.


기차역에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벌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방금 전까지 함께 있었는데 말이다.

집에 도착해 아들의 방을 들여다보니 깔끔하게 정리된 이불과 베개가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 위에 아들이 누워 있었는데, 이제는 텅 빈 공간만 남았다.


3박4일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다. 정말 순삭이었다. 준비할 때는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 막상 함께 보내고 나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건, 시간이 참 야속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는 하루가 길게 느껴졌는데, 아이가 자랄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 특히 이렇게 짧은 휴가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쉬움보다는 고마움이 크다. 바쁜 와중에도 집에 와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준 아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하다.


다음에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3박4일의 기억들은 그때까지 나를 든든하게 지켜줄 것이다. 아들이 건강하게 복무하고, 또 다시 이렇게 집에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그날을 기다리며.


sticker sticker


오늘도 아들의 안전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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